강원도가 연 나흘간 계속된 폭설로 산간마을이 고립되고 교통사고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적설량이 80㎝를 넘는 눈 폭탄이 내린 가운데 앞으로도 최고 30㎝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피해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산간마을은 아예 출입이 두절됐다. 집과 도로, 들판이 어딘지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눈에 덮였다. 시설채소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해 하우스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 보지만 계속 내리는 눈에다 일손부족으로 망연자실해 있다. 그런데도 울산은 겨울가뭄으로 바싹바싹 타 들어가던 대지에 단비가 내려 시름을 들게 했다.

산간 지역에는 10㎝ 이상의 적설량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평지에는 모처럼 내린 겨울비로 가뭄해갈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9일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7일과 8일 울산지역에는 모두 18.7㎜의 비가 내렸다. 이에 앞서 내린 2월 강수량까지 포함하면 24.7㎜를 기록, 비가 많지 않은 2월치고는 많은 비가 내렸다. 10일에도 눈 또는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돼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올 겨울과 봄 가뭄 해소에 이번 비가 톡톡히 효자 노릇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울산지역에는 지난해 12월부터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극심한 겨울가뭄을 겪었다. 사연댐을 비롯한 대곡댐 등 주요 식수댐들은 바닥을 훤히 드러내다시피 했고, 지역의 주요 하천과 소류지들도 거북등처럼 갈라졌다. 이로 인해 울산시는 중단했던 낙동강 원수 취수를 다시 재개해야 할 위기에 놓이는 등 가뭄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다 고마운 단비가 내렸다. 울산은 지난해 전국적인 태풍피해에도 불구하고 가뭄을 해소할 정도의 강수량에 그쳐, 울산을 혜택 받은 지역이라는 말이 많았다. 이번 폭설은 주로 동해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발달했지만 울산도 기온이 조금만 더 내려갔으면 폭설피해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갔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울산지방기상대는 두동, 상북면 등 내륙지방의 경우 눈이 계속 쌓이는 지역도 있을 것으로 보여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관리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울산이 태풍과 폭설 등 기상재해로부터 잇따라 비껴가는 것은 울산을 둘러싸고 있는 영남알프스가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해발 1천m를 넘는 가지산과 운문산 등 울주7봉이 울산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어 서해로부터 올라오는 태풍은 거의 걸러지고 있다. 또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대기압도 울주7봉에 막혀 기세가 한풀 꺾여 울산으로 내려오게 된다. 이 때문에 울산은 예로부터 물산이 풍부하고 한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 길지로 각광을 받았다. 택리지에서 울산을 물산이 풍부하고 인심이 후덕한 지역으로 꼽았다. 하지만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있어 울산의 이 같은 축복이 언제까지 지속되리란 보장은 없다. 태풍과 폭설, 물난리, 강추위 등에 대비한 조치들도 민관 차원에서 빈틈없이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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