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섭 사회부

지난 4일 발생한 에쓰오일 온산공장 원유 누출사고로 인한 1차 피해자는 ‘소방당국’이었다.
지난 10일 방문한 온산소방서는 사고 수습이 끝났지만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대부분 가벼운 두통은 기본, 입안에 헐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는 증상, 피부가 벌겋게 부어오르거나 인후통을 호소하는 소방관도 즐비했다. 몇몇 직원들은 흉부 통증까지 호소했다.

원유에는 1급 발암물질인 벤젠 등 다량의 방향족탄화수소가 섞여있고, 유증기에 포함된 헥산, 톨루엔, 자일렌 등 유독물질은 사람이 흡입시 두통이나 구토증상 등을 일으킨다. 특히 PAH라 불리는 다핵방향족탄화수소는 접촉시 피부를 손상시키고 생식세포를 변이시킬 가능성도 있는 물질이다.
사고 발생 직후부터 현장지휘소가 해체된 지난 9일까지 5일간 지역 곳곳의 소방관 219명이 사고 현장에서 쉴 새 없이 수습 작업을 벌였다.

한 소방관은 “이 가운데 적어도 100명 정도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신체의 약한 부분부터 손상되듯 입, 코, 목 등 호흡기 쪽부터 서서히 아파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울산시소방본부는 14일부터 18일까지 사고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 219명 전원을 대상으로 특수건강검진을 진행하기로 했다.

소방관들은 울산대학교병원 산업환경보건센터에서 산업중독, 독성, 환경성 질환, 피부질환 등 분야별 전문검진을 받게 된다. 소방관들의 피나는 고생 끝에 사고는 수습됐다. 이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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