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기총 임원회에서 세월호 희생자 비하 발언이 나온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한기총 공동부회장인 조광작 목사는 지난 20일에 열린 긴급임원회에서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불국사나 설악산으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또 “천안함 사건으로 국군 장병들이 숨졌을 때는 온 국민이 경건하고 조용한 마음으로 애도하면서 지나갔는데, 왜 이번에는 이렇게 시끄러운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조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때 함께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은 모두 다 백정“이라고 말했다.

조광작 목사가 세월호 희생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당시 임원회에 참석했던 복수의 사람들로부터 확인된 내용으로, 파문이 커지자 조 목사는 한기총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한기총 임원 한 사람의 신중치 못한 발언이 한기총은 물론 개신교 전체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키고 말았다.

도대체 조광작 목사는 어떤 사람이기에 보수 교계 연합기관을 자처하는 한기총에서 부회장까지 맡았던 걸까?

조광작 목사는 지난 2008년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하나님의 기적 오병이어교회’를 개척한 인물이다.

당시 67살이던 조 목사는 교계 일간지를 통해 목사가 아닌 장로로 소개됐다.

조 목사는 교회를 개척한지 2년이 지났을 때도 목사가 아닌 장로 직분으로 언론에 소개됐다.

장로였던 사람이 70살이 넘은 나이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게다가 한기총 부회장이 된 것이다.

확인 결과 조광작 목사는 무인가신학교를 운영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비주류 군소교단총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 목사에게 안수를 준 예장 00총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총회에서는 장로님의 경우에는 4학기를 공부하면 안수를 받게 돼 있다"면서 "(조광작 목사)는 과정을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장로라는 이유로 불과 4학기 과정만 이수하면 목사 안수를 받게 해준다는 설명이다.

정상적인 개신교 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으려면 4년제 정규대학을 졸업하고 신학대학원(M. div 과정)에서 3년을 수학한 뒤 각 교단에서 정한 과정을 또 이수해야 하는 것을 감안할 때 조광작 목사는 2년 속성과정을 거쳐 사실상 무자격 목회자나 다름없는 것이다.

기업체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다 구속된 전력까지 있는 사람에게 목사안수를 주면서 자질검증마저 제대로 하지 않았다.

00총회 관계자는 "개과천선하려는 사람에게 과거를 물어보면 실례가 아니냐?"면서 "하나님께 회개한 사람에 대해서 인간들이 자꾸 정죄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범죄경력)은 심하게 다루지 않다”고 밝혔다.

무인가신학교를 통해 목사 안수를 받은 조광작 목사는 한기총 현 대표회장인 홍재철 목사가 설립한 북한어린이돕기 국민운동협의회 추천으로 한기총 부회장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희생자 비하발언 파문으로 한국 교회 전체가 비난을 당하게 된 배경에는 이처럼 무자격자에게 목사 안수를 남발하는 일부 군소교단들의 관행이 있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