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공사 현장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한 조개화석층이 잇따라 출토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훼손되고 있어 보존 가치가 있는 유적이나 유물에 대한 조례제정 등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0일 북구 신현동 미포산업단지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신생대 조개 화석층이 울산시의 관리소홀로 심하게 훼손됐다는 논란을 빚고 있는데 이어 북구 산하동 스포츠과학중·고등학교 공사현장에서도 조개, 소라 등 신생대 연체동물의 화석이 발견됐으나 별다른 조치 없이 공사가 진행되면서 화석이 훼손됐다.
이런 상황에서 삼국시대로 추정되는 유구가 분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 부지에서 아파트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늘푸른건설은 다운동 고분군과 인접한 중구 다운동 913-1번지 일원에 (가칭)다운동 지역주택조합아파트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아파트는 사업부지 1만5,000여㎡에 지하 2층, 지상 10~18층 5개동 아파트 272세대 규모로 지어질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시행자가 최근 울산발전연구원에 의뢰한 문화재 시굴조사에서 무덤이나 집터 등 유구가 분포돼 있는 것이 확인돼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화재 시굴조사 결과서를 문화재청에 보고한 후 원형보존이나 문화재 발굴 등의 조치를 받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이 원형보존 조치를 내릴 경우 사업 추진은 더 이상 될 수 없으며, 문화재 발굴 조치가 내려진다 하더라도 발굴로 인해 사업 추진 지연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 부지 가운데 8,500여㎡는 학교부지로 울산시교육청이 문화재 인접지역으로 학교 설립 추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2012년 9월 사업시행자와 관계있는 부동산업체에 42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시행자 관계자는 “문화재 시굴조사에서 확인된 유구는 보존 가치가 있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구도 드문드문 분포돼 있어 별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여 발굴 기간에 조합설립을 완료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인근 동아아파트 건립 시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고 학교도 못 지을 지경인 사업부지에 선사시대 고인돌이 발견되는 등 이 일대가 문화재 매장지역으로 돼 있어 반드시 보존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