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문화 경쟁력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 일상은 물론 기업과 지자체 및 국가경영에 이르기까지 문화를 떼어 놓고는 미래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을 정도로 문화에 대한 가치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만큼 ‘문화 입히기'는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얘기다. 웬만한 산업제품은 디자인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등 소비자의 기호가 변하고 있고 지자체도 지역개발에 있어 ‘디자인 거리' 등과 같이 문화 가치를 연계해야 위상이 올라가고 주민호응도 얻기가 수월한 시대다. 더욱이 시민들의 소득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이러한 문화욕구는 더욱 강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지자체로서는 문화에 대한 지원을 반드시 해야 할 투자로 여기는 것도 전혀 무리가 아니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한 취지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정부가 ‘문화융성'이란 국정 기조에 발맞춰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춰 생활 속 문화 향유를 확대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자 올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제도가 아닌가. 이 날은 영화관과 국공립, 사립 박물관 또는 미술관 등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나 할인된 값에 이용할 수 있으니 그동안 문화에 목말라하면서도 접근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되고 있음이 틀림없다.

울산에서도 이날을 맞아 오늘 다양한 문화시설들이 할인혜택과 야간 개방 등으로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펼치고 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영화관은 퇴근시간대 상영영화 1회에 한해 반값 관람료를 받는가 하면 현대예술관과 북구 산하동 블루마씨네 자동차극장, 중구 성남동 피가로아트홀과 피에로소극장 등도 다양한 혜택으로 문화 즐기기에 동참한다. 특히 울산문예예술회관은 수요열린예술무대 ‘뒤란' 특집 공연과 초정기획전시 ‘빚의 현대예술전'을 야간 개관하는 것을 비롯해 외솔기념관, 울주민속박물관, 옹기박물관, 중앙소공연장, 꽃바위문화관, 중부도서관, 약숫골 도서관, 인문학서재 몽돌 등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문화 서비스의 질을 한껏 높일 것이라니 모처럼 여유롭고 즐거운 시간이 기대된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 등이 주도하는 공급자 중심의 행사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관이 선도해가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겠지만 참여 기관이나 민간단체 등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이 없고 현장의 콘텐츠가 부실할 경우 ‘문화가 있는 날'이 자칫 형식적인 날로 전락할 우려가 없지 않아서다. 그동안의 노하우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시민 스스로 문화의 주체가 되어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이 진정 조성돼 있는 지를 다시금 새겨봐야 하는 이유다. 더불어 문화 나눔의 소외지역이나 소외계층은 없는 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문화가 있는 날'이 우리 생활 속에 제대로 뿌리를 내려 울산이 명실공히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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