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지구는 어디에서 무슨 참사(慘事)가 벌어질지 전전긍긍해야 하는 시계(視界)제로다. 치사율이 90%를 넘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 지역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세계인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는 항공편으로 입국한 승객을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국내에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출발했거나 경유한 여객을 상대로 검역을 강화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이 4일 현재 826명을 넘어섰고 감염자와 사망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에볼라의 확산 속도가 너무 빨라 현대 의학으로는 어떻게 해 볼 수 없다는 탄식을 하고 있을 지경이다. 이런 차제에 중국에서는 3일 진도 6.5의 강진이 발생, 사망·실종자가 400명을 넘어섰다.
중국 윈난성 자오퉁시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며 세계에 도움을 요청했다. 지진 현장은 아비규한을 방불케 한다는 외신 보도다. 에볼라에 대지진, 가스폭발사고, 항공기 피격 등 초대형 재난이 하루가 무섭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마저 무색할 지경이다. 현대인은 상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면서 인간의 심성도 더 없이 피폐해졌다. 사람이 사람을 학대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사이코패스 환자도 이와 더불어 증가 일로에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종교지도자들도 시원하게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말세(末世)가 있다면, 과연 지금이 아닌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극도의 공포로 통제력을 상실한 외상증후군 환자가 이래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계속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전문치유기관이 있어야 하고, 국가적 지원도 한층 절박한 과제가 됐다.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가재난 등에 의한 피해자의 정신적 외상 치유에 관한 법률안'이 오는 8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확정될 예정으로 있는 등 사회적 관심도 활발해졌다. 이번 법률안은 대형사고, 자연재해, 산업현장 등에서 정신적 피해를 입거나 재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권력의 오·남용 등 국가 폭력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은 군인, 소방공무원 및 경찰공무원, 그리고 사고당사자 및 그 가족들의 정신적 외상 치유를 통해 정상적 사회활동으로의 복귀를 지원하게 된다.
법률안은 국립치유센터를 법인으로 설립하고 각 지역유치센터를 지정해 외상증후군 연구사업과 검진사업, 재가외상증후군환자 관리사업, 외상증후군 통계사업 및 정보사업과 이들 환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사업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하나밖에 없는 국립치유센터를 어느 지역에 설립할 것이냐를 두고 정치권에서 한창 논란이다. 그러자 울산지역 이채익 의원과 안효대 의원 등은 “국립산재모병원 설립을 앞두고 있는 울산이 최적지”라며 강조했다. 시너지효과를 떠나 울산은 전국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를 갖고 있어, 국내 어느 지역보다 우선순위에 있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