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간에 도시화가 압축적으로 이루어진 나라는 단연 한국이다. ‘도시화 통계’는 ‘도시’의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인구 5만이상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비율을 따진다. 이 땅의 도시 인구 집중에 미친 영향 중의 최대 요인은 1950년대 많은 사람이 대구, 부산 등지로 피난을 감으로써 고향 이외의 터전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체험, 도시에서는 보다 더 잘 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체험했다는 사실이다.
도시화의 질주는 1980년대는 물론 90년대에도 계속돼 오늘의 한국 도시화율은 90%에 육박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게 됐다. 서구 선진국에서 도시화율이 75%를 정점으로 둔화되는 경향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도시화 수준은 메머드급이라 할 수 있다.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한국의 성공적인 근대화도 알고 보면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급격한 도시화 덕분이다.
인류의 발전은 도시의 성장사이기도 하다. 특히 산업혁명과 근대국가의 형성은 도시화와 떼놓고 보기가 어렵다. 런던이 1810년 인구 100만명을 달성했다는 기록을 봐도 그렇다. 뒤이어 파리가 1850년에, 베를린이 1870년, 맨해튼이 1877년에 인구 100만명의 밀리언시티가 됐다.
동양에서는 중국의 광저우가 1200년께에, 베이징은 1855년에 100만명 클럽에 들었다는 얘기가 있기는 하다. 20세기 들어 인구는 급증했다. 도시화의 결과일 수도, 혹은 인구가 늘면서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 됐을수도 있다. 1900년 런던 인구는 658만명이나 됐다. 90년 만에 6.5배로 늘어났다. 348만명의 뉴욕, 271만명의 파리, 189만명의 베를린이 뒤를 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도쿄는 144만명, 168만명의 빈보다 적었다.
당시 13곳이었던 밀리언시티는 1950년대 83개, 2008년에는 400개로 급증한다. 지금 충칭은 3,200만명이나 된다. 양적 팽창은 질적 변화를 수반한다고 했다. 대도시는 메트로 폴리스 시대로 또한번 진화했다. 도쿄권은 3,940만명(2014년 7월)으로 세계 최대의 인구집적지로 발전했다. 인천을 포함한 서울권도 2,420만명으로 6위에 올랐다.
일산 신도시로 대표되는 경기 고양시가 8월초국내도시중 열두번째로 인구 100만명 시대를 맞아 명품 자급자족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인구 100만명을 넘는 도시를 뜻하는 밀리언시티는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광역자치단체 7곳과 수원, 창원, 용인, 성남, 일산 등 12곳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들 5개 도시의 평균 인구수는 101만명으로, 광주광역시(147만명) 울산광역시(116만명)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이에 따라 직통시나 특례시 승격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고양시의 밀리언시티 합류에는 과거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니라 대표적인 생활·소비도시로 탈바꿈한 것이 그 원동력이다. 2005년 국내 최대 규모의 컨벤션센터 킨테스가 들어선 데 이어 최근엔 쇼핑몰 라페스타와 웨스턴 돔이 잇따라 조성되면서 경기도 내 주요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북한 수도 평양 인구가 최근 300만을 돌파했다. 반면 제2, 제3도시라는 함흥이 75만, 청진이 약 65만이다. 지나친 주민이동 통제로 도시화는 물론 북한의 대도시는 요원하다.
광역시 승격 17주년을 맞은 울산시는 ‘대한민국 수출 1번지’ ‘전국 7대 광역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수출과 경제성장이 경기도에 크게 뒤지는 한편 인구수도 수원시에 역전당했다. 2014년 6월말 현재 수원시 인구는 116만4,817명으로 울산광역시(116만 1,019명)보다 3,748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지역 주력산업의 침체로 지난해 울산지역으로의 순유입 인구는 전년(2012년)보다 42.4%나 감소했다. 들어온 인구도 못지키고 있는 도시라는 오명을 쓰게됐다. 김기현 울산시장의 대표공약 가운데 ‘인구 200만명의 창조도시 울산 건설’이 있다. ‘광역시가 자족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200만명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산업연구원의 ‘인구경쟁력의 국제 비교와 정책 과제’보고서를 보면 인구 감소가 결국 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인구 경쟁력’이란 새로 등장한 개념으로 ‘인구구조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수준’으로 정의됐다.
울산시는 기존산업의 퇴보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지식기반산업 육성을 통한 생산성 개선은 물론 일자리 창출, 출산장려를 위한 다양한 대책 등 인구 경쟁력에 관한 전략 수립이 심도있게 검토돼야 한다. 도시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 인구가 몰리면 자본도 축적되니 직업이 전문화되고 사회는 고도화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