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살해,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30대 초반의 친딸 A씨가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4월 자신의 집에서 4년 간 모시던 치매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어머니를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어머니에게 “치매 약을 먹었느냐”고 물었는데 대답하지 않자 화가 나 “못 살겠다. 같이 죽자”라면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수사기관 조사에서 드러났다. 지난 4월, 이 사건이 알려졌을 때 지역 사회는 어머니를 살해한 것에 대한 경악과 어머니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친딸의 사연을 두고 갑론을박을 했다. 어머니를 살해한 것은 분명 죄를 받아 마땅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4년 간 수발한 것도 쉽지 않은 효행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워하는 반응이 만만찮았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국가나 사회가 보호해야 할 최상의 가치로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라며 “아울러 살해한 대상이 다름 아닌 낳아 주고 길러준 어머니로 범행의 내용 또한 지극히 반인륜적이어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서 “다만 피고인이 어린 시절부터 피해자의 이혼과 별거로 어머니에 대한 정을 느끼지 못한 채 유년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고 폭행의 습벽을 가진 아버지로부터 정서·육체적으로 학대를 당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피고인은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단절된 상태로 성장했다”며 “또 혼자 어머니를 모셨고 가족들로부터 경제적 원조도 받지 못하는 등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이고 참회하며 용서를 구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사건 발생 후 알려진 내용과 재판부의 판결문만으로는 친딸이 어떤 이유로 치매 어머니를 모시게 됐고, 친딸 외 가족이 누가 더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특히 판결문에서와 같이 어린 시절부터 피해자의 이혼과 별거로 어머니에 대한 정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4년 동안이나 치매 어머니를 돌봤다는 것은 ‘존속살해'라는 점만 빼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어머니를 홀로 모시면서, 가족 중 누구도 경제적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생계유지 수단은 무엇이었는지도 궁금증을 더 하게 된다. 지난 1월,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씨 가족 이야기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2년 전부터 치매와 그 뒷바라지로 고생해온 이특씨의 조부모와 아버지가 함께 세상을 떠났다. 흔히 치매문제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할 정도로 가족 모두에게 엄청난 고통을 요구한다.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몰라 한 순간도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24시간 눈을 뗄 수가 없다. 치매환자 본인이 아닌 주변에 더한 고통을 준다는 것이 치매다. 그런데도 정부의 도움은 아직 요원하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30대 초반의 친딸이 어머니를 4년 간 돌보면서 겪었을 극한의 고통을 생각하면 동정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욱'하는 마음에서 목을 조르는 폐륜을 저질렀다고 하나, 지금 피의자가 겪고 있을 고통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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