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문위 소속 안민석 의원이 공개한 ‘학교건축물 석면관리 현황'은 충격 그 자체였다. 석면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정도로 알고 있다가 이렇게까지 심각한지는 몰랐다. 특히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초·중고등학교까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민석 의원은 6일 “유치원까지 포함한 전국 2만444개 학교 중 석면이 함유된 자재로 지어진 건축물로 추정되는 학교는 전체의 86.4%인 1만7,658개소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조사를 완료한 학교 7445곳 중 85%인 6,328곳이 석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석면의 위해성 정도에 따라 높음-중간-낮음 3가지로 나눈 위해성평가 결과, 전체의 95.7%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위해성 낮음' 판정을 받은 학교였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잠재적 석면 위험이 높아 손상된 석면을 보수·제거하거나 필요시 출입금지 조치까지 취해야 하는 ‘위해성 중간' 등급을 받은 학교도 269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울산은 대전, 세종지역과 함께 조사대상 학교 전부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울산은 전체 학교 436곳 중 87.8%인 383곳이 조사 대상이며, 조사를 완료한 학교 13곳 중 13곳 모두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안 의원은 “우리 학생들은 유치원에서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석면에 노출돼 있다”며 “아이들이 안심하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위해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시급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조사대상 학교는 석면을 유해물질로 규정, 산업안전보건법에 사용허가 대상으로 포함시킨 1990년 7월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들이다.
석면은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리스어로 ‘불멸의 물건'이란 의미를 지닌 석면은 섬유 모양의 천연광물이다. 석면은 직경이 약 0.02~0.03㎛ 정도의 한 가닥 섬유로 되어 있어 육안에 거의 띄지 않는다. 그러면서 높은 인장력과 단열성, 방부성, 절연성, 방적성 등 여러 가지 우수한 성질을 갖고 있는 특징으로 시멘트, 섬유, 건축재료, 조선 및 자동차산업 등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우리도 석면규제법이 마련되기 이전까지는 이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왔다. 석면의 유해성을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심지어 석면 덩어리라 할 슬레이트를 불판삼아 고기를 구워먹기까지 했다. 그러나 석면이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유입될 경우 배출되지 않고 녹지도 않으며 평생 인체 내에서 조직과 염색체를 손상시켜 암을 일으킨다.
특히 석면 분진이 폐에 들어가 폐장의 세포에 작용할 경우 세포가 이상 증식하는 폐암, 흉막, 복막, 심막 등의 체감장막장을 덮고 있는 중피표면 조직에 악성중피종을 유발하게 된다. 악성중피종 환자는 다른 암과 달리 길어야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게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더욱이 석면은 해당업종이나 함유된 건축물만이 아니라,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석면 먼지로도 악성 암을 유발시킬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아이들을 석면에 무방비로 노출시키면서 아동보건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