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우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장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계절, 12월이다. 송구영신은 ‘옛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는 일은 어김이 없다'는 중국의 시인 서현이 썼다는 ‘송구영신료불기(送舊迎新了不欺)'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올해에 있었던 모든 일과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과 감사를 전하고 웃으며 한해를 정리하고 보내라는 의미를 담은 사자성어(四字成語)이다.

가는 해와 오는 해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올해도 새해가 오고 있다. 한 해가 지나간다는 시간적인 의미는 다시 제자리에 돌아왔음을 의미하며 이는 또 다시 반복됨을 시사하기도 한다. 김삿갓(金笠)의 싯구(詩句)처럼 어김없이 오는 날과 해의 바뀜, 그 사이 일어나는 사람들의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 곧 인간의 삶이고 인생인 듯 하여 얼핏 무상하기도 하지만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느껴지기도 한다. ‘해는 해마다 가도 다함없이 가고(年年年去無窮去), 날은 날마다 와도 끝없이 오네(日日日來不盡來), 해가 가고 날이 오고 다시 오고 또 가는데(年去日來來又去), 시절따라 사람의 일이 이 가운데 일어나네(天時人事此中催)'

진정으로 1년 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신 고마운 독자들에게 송구와 영신의 마음으로 연하장을 드리고 싶다. 예전 우리나라는 아름다운 카드에 덕담을 써서 우편으로 연하장을 보내는 오랜 풍습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연하장 보다는 전자메일이나 스마트폰으로 인사를 전하는 새로운 풍속이 자리잡고 있다.
안부 인사와 더불어 다양한 이모티콘을 띄워 자신의 마음을 대신 전하고 일출이라든지 자신의 사진을 함께 띄우는 이 신 풍속은 사진으로 직접 근황이 확인되니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보내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해학과 유머가 곁들어지니 즐겁고 재미있어 해 마다 기대되는 신세대 풍속이다. 올해는 어떤 내용의 인사말과 이모티콘을 지인들에게 담아 보낼지를 생각하면서 또한 누군가에게 어떤 내용을 받을지도 기다려진다.

얼마 남지 않은 2015년을 맞이하자니 많은 일들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건강하게 칼럼을 마무리 할 수 있음에 고맙다. 김치와 연탄으로 주위를 챙기는 봉사자들이 많음에 놀라고 아직 따뜻한 이웃들과 진정성 넘치는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있음에, 그리고 안중근의사가 즐겨 썼던 단어인 대한국인이 사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음에도 늘 감사하다. 올해만큼 세월이 빨리 갔으면 하는 해도 없을 정도로 다사다난했던 2014년 이 지나가고 있다. 영시에 울리는 33번의 제야(除夜)의 종과 함께 2015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전국에서 동시에 한 번 한 번 울리는 타종의 울림이 땅 밑에서 하늘까지, 대한민국 전체에 퍼질 것이다. 이로 인해 위로받고 모든 걱정과 고통 그리고 올해 있었던 모든 나쁜 일들과 생각들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지난해에는 국내만이 아니라 국가 간의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많은 일들도 있었다. 특히 11월에 일어난 통일신라시대의 대마도 바이린지(梅林寺)의 금동탄생불 도난 사건처럼 국내외에서의 문화재 관련 범죄 행위는 앞으로 반복되어서는 안되며 꼭 근절되기를 바라는 사항이다. 일본에서 검거된 뒤 절도범이 말 한 ‘앞으로 돈이 될 듯하여 훔쳤다'는 내용은 아무리 생각해도 창피스럽다.
문화재 관련 절도 사건은 우리나라 전체의 이미지에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국가간 외교문제로 까지 확대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될 일이다. 2012년 10월 불미스러운 방식으로 우리나라에 건너 와 아직 까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대마도 간논지(觀音寺) 금동관음보살좌상과 가이진진사(海神神社) 금동여래입상도 올해에는 잘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 정서와 국제규약 사이의 슬기로운 해법이 필요한 어려운 시점이지만 올바른 선택으로 후대의 귀감이 되기를 바래 본다.

곧 새해의 붉은 해가 떠 오르고 2015년을 희망 찬 마음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특히 2015년은 을미년 양띠해다. 양처럼 유순하면서도 부지런하고 활동력있는 한 해가 될 것을 기약하면서 새해에는 진실로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새해 맞이로 유명한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은 1월1일 일출시각이 한반도 육지해안에서는 가장 빠른 곳으로 알려졌다.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새벽이 온다!'는 그 간절곶에서 올해는 아름다운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