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에 본사를 둔 유일한 대기업인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의 인력이 서울로 대거 빠져 나가고 있다. 지난 2013년 말 현대중공업 선박 설계인력부터 시작된 현대중공업 본사 인력의 서울행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조직통폐합 및 슬림화 작업’으로 더욱 속도가 붙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울산권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주관 기업인 현대중공업의 고급인력 역외유출에 대한 지역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울산시와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 서울사무소에 ‘선박영업본부’를 출범시켰다. 이는 사상 최악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선박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 3사의 영업 및 설계 조직을 통합한 것이다.
이에따라 이미 지난해 말부터 서울로 근무지를 옮긴 현대중공업 선박 설계부서 직원들 외에도 현대미포조선의 선박영업부와 기본설계부 직원들이 서울 계동 사옥으로 근무지를 옮기고 있다.
새로 구성된 선박영업본부에는 현대중공업 계열 3사의 조선, 건설장비, 건설 및 플랜트, 해양 부문의 영업부서가 설치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서울로 이동하는 직원들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현대중공업의 플랜트사업본부의 발전 및 플랜트 설계인력 일부도 이미 서울행이 결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전체 직원(2만7,000여명) 중의 10% 가량이 서울에서 근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암 DMC에 새로운 사무실을 마련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선박, 해양, 화공, 플랜트 설계인력들의 서울에 결집하는 것은 ‘선박 및 플랜트 설계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면서 “앞으로 우수한 설계인력을 계속 확충해 기본 설계는 물론 생산 설계와 상세 설계까지 집적화하는 등 설계역량을 강화시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조직개편과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찮다.
영업과 설계 등의 고급인력이 한꺼번에 울산 본사를 빠져나가면서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울산 본사가 ‘현지공장’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나온다. 또 수 천명(2,000명수준 추정)의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가뜩이나 성장세가 둔화된 인구 유출은 물론 지역의 부동산 시장 등 경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구성과 운영에도 악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높다.
각 권역별로 대기업과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울산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주축으로 해, 빠르면 오는 3월께 출범할 예정이다.
현재 울산시와 현대중공업이 실무협의 등을 통해 구체적 모양새를 만들고 있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하면 현대중공업은 지역 내 조선관연 중소·벤처기업에 아이디어와 기부를 구체화하고 우수기술을 직접 매입하거나 해당기업의 지분투자(펀드) 등을 시행해 전 단계에서 지원 한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생산·마케팅망 및 기술·자금력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내 중소·벤처기업, 대학 및 연구기관 들의 창조경제 역량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의 고급인력이 줄줄이 빠져 나간 상황에서 조선관련 협력업체들에게 제대로 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선도적으로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참여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장을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그룹의 생존 전략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인력 이동의 불가피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인력유출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