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출근시간대인 오전 7시 40분 울산시 남구 달동 번영사거리.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신호등 앞에 승용차들이 5차선 도로를 가득 매우고 있었다. 좌회전과 직진 신호를 대기하는 차량대열이 약 100여m에 이르렀다.
현장에서 만난 자가용 운전자 김대열(32·직장인·가명)씨는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항상 달동 번영사거리를 거쳐간다. 하지만 두달 전과 비교해서 출근시간이 평균 5~10분정도 더 늦는다”며 “일반 자가용들이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아무래도 기름값이 내려가다보니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용을 이용하는 직장인들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설계사무실에 근무하는 김민철(34·남구 옥동)씨는 지난 11월부터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경차를 보유하고 있어도 기름값이 감당이 안돼 버스를 이용한 김씨였지만, 최근 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집에 장기간 주차해둔 차를 몰고 출퇴근한다.
김씨는 “요즘은 주유소에서 3만원만 기름을 넣어도 적어도 일주일은 탄다”며 “이제 휘발유 1,500원대하는 주유소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자가용 출퇴근 증가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기름값의 영향으로 울산지역의 자가용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가용이 늘어나면서 지역 교통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12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울산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520.3원으로 27주째 연속 하락세다.
최근 5년6개월여 만에 가장 낮다. 지난해 5월에 1,800원대에 진입한 전국 휘발유 평균가는 같은 해 10월 1,700원대에 진입한 이후 12월 1,50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하락세는 지역 도로 교통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울산시는 정기교통량 조사를 통해 지난해 10월 태화교와 명촌교 등 6개 주요 교량을 통과한 차량이 하루 평균 약 42만1,300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대비 7,700여대(1.9%) 증가한 수치다.
울산시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 결과는 추후에 나오겠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통행량이 늘어난 것은 확실하다”며 “연말에 등록차량이 늘어나는 경향도 있지만, 차량 유류값이 떨어진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주유소들 희비 엇갈려
교통량 변화뿐만 아니라 일반주유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름값이 저렴한 알뜰주유소나 셀프주유소의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기름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도입한 알뜰주유소와 셀프주유소였다. 하지만 일반 주유소와 별다른 가격 차이가 없고 유류값이 떨어져 부담이 줄어들면서 예전보다 운전자들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중구 한 알뜰주유소 관계자는 “최근 울산지역의 알뜰 주유소 기름값은 약 1,400원대로 형성돼 있어, 일반 주유소와 비교해보면 적게는 50원, 크게 80원정도만 차이가 날뿐이다”며 “두달전과 매출을 비교해도 약 10~20%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주유소들의 경우, 평소보다 주유소를 찾아오는 차량들이 늘어났다.
남구 신정동 한 주유소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정유사 공급가가 떨어져도 주유소 판매마진은 큰 영향이 없어 매출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좋아졌다”며 “최근 차량 운전자들이 기름을 많이 넣는 분위기다.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판매도 증가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자 자동차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2014년 승용차 국내 판매실적을 보면, 6월 3만1,954대에서 9월 2만8,501대로 줄었지만, 12월에 4만3,976대로 늘었다. 6개월 만에 37.6%(1만2,022대)나 증가했다.
울산지역 중고차 시장 매출 역시 약 10%이상 늘어났다. 특히 기름값이 하락세를 보이기 이전에는 소형차나 경차를 찾는 고객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중대형 차량이나, SUV, 수입차를 찾는 빈도가 늘어났다.
또 저유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연료비가 적게드는 LPG차량의 시세 또한 약 20%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북구 진장동 무한자동차매매상사 김영길 대표는 “차 판매량 증가는 신차 출시 효과, 차 값 할인, 판촉활동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최근 저렴한 기름 값 역시 주효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중고차 업계를 보면 유가 하락이후 매출이 약 10%정도 늘어났다. 기름값을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쓰다보니 1~2년전과 비교해 인기매물이었던 경차의 판매량이 낮아졌다는 것이 단적인 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