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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도시 울산’ 위해 버릴 것은 버리자산업의 성숙기 넘은 ‘울산’
새로운 미래성장 사업 위해
잡동사니, 과감히 버려야
15면 기사보기 신문보기 JPG
  • 강정원 기자
  • 승인 2015.01.21 21:46
  • 댓글 0
   
▲ 강정원 경제부장

정부가 우정혁신도시와 접한 중구 장현지구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울산시와 중구청은 이 산업단지가 또 다른 미래 먹을거리의 산실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한껏 들떠있다.

이 첨단산업단지에는 우선 자동차 산업 연계형 첨단업종과 그린카 에너지 관련 디자인 개발 연구시설 등이 들어선다. 지원시설용지에는 전기통신, 컴퓨터시스템, 회계·세무, 법무, 컨설팅, 은행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장현 도시첨단산단이 조성되면 연구개발 역량 강화, 창조인력 육성·유입, 정주환경 조성 등의 효과와 더불어 생산 유발 8,357억원, 취업유발 7,437명, 산업단지 운영에 따른 고용창출 1,000여명 등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부진과 수입차의 내수시장 잠식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 자동차산업에 활기를 줄 수도 있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미 벌려놓은 판’도 제대로 모양새가 갖춰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래서 어쩌자고” 라는 우려다.

울산시는 지금 ‘울산형 실리콘밸리’가 될 울산테크노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기현 시장이 ‘창조도시 울산을 위한 1호 사업’이라며 올인하고 있다. 이 산단은 2017년 12월까지 울산시 남구 두왕동 일대 128만7,000여㎡ 규모로 조성되는 첨단산업단지다. 산단부지 조성비 3,522억 원과 입주기관의 투자금 1조1,500억 원 등을 합쳐 모두 1조5,000억 원이 투입된다. 산·학·연 융합형 연구특화단지로 조성해 인력양성, 연구개발, 기술상용화, 창업,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등의 선순환 시스템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세부계획 단계에서 두 첨단 산업단지가 차별화될 수는 있겠지만 얼핏 봐도 단지 조성의 목적과 기능 등 상당 부분이 중복된다. ‘산업단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가 나서 “차라리 테크노산단에 집중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달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울산은 그동안 인구 200만 명을 기준으로 각종 도시계획을 입안해 왔다. 대규모 도시개발사업과 산업단지를 만들면 지속적인 인구유입이 될 것으로 여겼다. 최근 10년 내 국립대설립, KTX역세권개발, 우정혁신도시, 테크노파크, 강동권개발사업 등 울산의 미래를 결정지을 만한 사업들이 많았다. 공교롭게도 마치 국회의원 지역구를 할당하듯 각 구군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대형 사업들 중 상당수가 지지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KTX 역세권 개발사업과 강동권 개발사업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부지조성을 해 놓고도 민자유치가 이뤄지지 않아 허허벌판으로 남았다. 우정혁신도시 역시 ‘나홀로 이주’로 인해 기대만큼의 도시개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에 이뤄진 도시개발계획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 중 KTX역세권과 국립대, 혁신도시를 한 권역에 묶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울산 서부권의 밀도 높은 신도시와 허리라도 잘리지 않은 함월산을 생각하면 두고두고 아쉬울 만하다.

서점을 들렀다가 한 동화작가가 쓴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 란 책을 구입한 적이 있다. 사소한 것 하나도 차마 버리지를 못하는 작가는 365일 ‘1일1폐 프로젝트’ 실천했다. 하지만 작가는 막상 없어지면 아쉬울 것만 같고, 아무리 안 쓰는 물건이라 하더라도 버리기엔 너무 멀쩡하고, 이건 소중한 추억이 있어 못 버리겠고, 저건 선물 받은 거라 절대로 못 버리겠고 하며 주저한다. 작가가 이를 극복하고 버리기에 성공하자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했던 집안이 깨끗해지기 시작한다. 필요한 물건들이 눈에 들어오고, 그 물건들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지게 됐다는 기록이다.

비약일 수도 있지만 산업의 성숙기를 넘어선 울산에는 버려야할 잡동사니들이 너무 많다. 새로운 도시개발사업 보다는 현재 벌여놓은 사업들을 냉철하게 평가하고,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사업들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새로운 미래성장 산업을 위해 버려야 할 것을 찾는데도 주저해서는 안 된다.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지도자들의 집착이야 말로 ‘창조도시 울산’의 적폐(積弊)임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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