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觀光)’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쓴 것은 주(周)나라 때의 『역경(易經)』이다. ‘나라의 광(光)을 보여준다’는 말에서 부터 ‘관광’이 생겼다고 한다. 요즘 중국인 요우커(游客)에게 최고의 관광지는 제주도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에게도 제주도는 가장 가보고 싶은 관광지다.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언급한 여행지가 제주도(35.9%), 부산(21.2%), 서울(14.3%), 전주(11.6%), 춘천(3.2%) 순으로 나타났다. 관광제주의 대표상품은 도보여행 열풍을 몰고 온 올레길이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564만명의 탐방객이 26개 코스를 다녀갔다.
뿐만 아니라 추억여행, 문학기행 등 테마여행 보다 특정 지역의 ‘지역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이 이채롭다. 지자체 별로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전북 전주시를 방문한 관광객이 840만명을 넘어섰다. 2013년 보다 99만여명이 늘었다. 한옥마을이 전주관광의 일등공신이다. 지난 한해 한옥마을 관광객만 592만명이 넘었다. 경기전, 오목대, 덕진공원은 물론 동물원까지 방문객이 급증한 것은 한옥마을 효과라고 한다. 한옥마을 일대 상가 연 매출액은 업소당 1억5,000만원에 이르며 인근 상가와 시장까지 포함하면 5,000억원 이상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매년 10월이면 화려한 야경을 수놓는 경남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국내에서 이미 성공울 거둬 300만명에 육박하는 국내외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파급 효과도 1,600억원에 달한다. 진주의 역사성을 담은 차별화된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2000년대 이후 서울 명동은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들르는 명소가 됐다. 명동거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취향과 관심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최근엔 떡갈비와 족발, 삼겹살 꼬치 등 ‘길거리 한식(韓食)’이 새로운 명물이 됐다. 이제 몰려오는 요우커를 잡지 못하면 관광산업의 미래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요우커의 급증은 그들의 씀씀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침을 흘리고 있다.
울산에서도 요우커 유치를 위해 전세기 울산 취항 추진,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국내 관광객 유치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울산의 관광산업 수준으로는 ‘견물생심’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울산이 유일하게 기대한 산업관광만해도 기업의 산업보안 강화와 경기침체 등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2년 29만여명이던 산업관광객은 지난해 말 현재 20만여명에 그쳤다. 지난 2007년 46만여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도 안된다.
이름하여 산업관광이라는 것이 울산시가 공식 초청한 외국인 방문객이나 기업들이 보증하는 견학단에 한정돼 있다. 그러니 관광객의 산업관광으로 키우기에는 한계가 보인다.
한편에서는 산악관광활성화를 떠들고 있으나 산 아래나 산 중턱에 차를 타고 왔다가는 사람을 산악관광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산악관광객이라면 산이 좋아 산에 머물면서 돈을 뿌리고 가야 한다. 알프스는 물론 일본 다데야마나 후지산 관광 정도의 산악관광인프라 없이 산악관광을 들먹이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하나도 설치하지 못하고 있는 곳에서 산악관광 붐을 기대하기는 요원하다.
태화강 생태관광 역시 대숲 한바퀴 돌아보고 가는 방문객으로는 관광이라는 말을 담기가 부끄럽다. 세계 주요도시는 대다수가 강을 끼고 있다. 관광의 관점에서 강을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도시의 강, 농촌의 강, 야계(野溪) 하천(wild river), 그리고 레크레이션 강이다. 이 가운데 도시에 있는 강의 다수가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인식되면서 활용도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겪었다. 굴뚝산업과 창고지대였던 강변은 쇼핑, 숙박, 레저, 상업활동의 고부가가치 공간으로 탈바꿈 했다. 서울 청계천 변의 변신이 그렇다.
생태강을 표방한 태화강을 관광자원화 하려면 여타의 강과 차별화된 스토리텔링과 시설 등 생태관련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다행이 반구대 암각화라는 선사유적이 있으나 이를 연계해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국내유일의 고래관광 역시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이 없이는 대표 관광상품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처럼 울산의 산업, 산악, 태화강, 고래관광 등은 그동안 엄청난 예산을 들여 요란하게 추진돼 왔으나 울산의 대표관광산업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헛바퀴 돌리기에 머물고 있다.
무엇보다 울산의 관광산업이 자리를 잡으려면 기존 자원에 대한 재검토와 새로운 자원 개발, 그리고 대표상품 선택과 집중전략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구·군 자치단체마다 중구난방으로 나서면 예산과 행정력 낭비에 그칠 뿐이다. 울산시가 중심을 잡고 일관성 있는 계획과 추진에 나서야 한다. 지금 세계 관광 열강들의 비장의 무기는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하는 융복합관광이다. 미디어 매체를 통한 관광콘텐츠 개발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시대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