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락 정치·문화부장

요즘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MB정부의 자원외교 실패와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이다.

이 두 가지 사안은 별개로 볼 수 있지만 국고낭비와 복지예산이라는 각별한 관계로 얽히면서 논란의 축이 되고 있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 현실을 볼 때 해외에서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MB정부의 의지는 참으로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원외교와 관련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는 등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원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자원외교는 어느 정권에서도 해야 하는 사업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관상 문제가 될 것이 없는 정책이다. 그러나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던 자원외교가 막대한 국고 손실과 의혹이 증폭되면서 재앙이 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맺은 71건의 자원외교 양해각서 중 본 계약은 1건에 불과하고 혈세 낭비는 4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자원개발을 주도했던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가 57조의 빚에도 불구하고 MB정부 동안 1,500여억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이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발언으로 증폭되고 있다.

외교자원 실패로 인해 수십조원을 낭비하고도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의 무상급식에 대해선 찬반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여야가 이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학생들 밥먹는 것은 아깝고 마구 퍼준 자원외교는 괜찮다는 말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전면 무상급식을 거부한 홍 지사의 비즈니스석 탑승과 미국에서의 골프접대설 등이 연이어 터져 나와 집권여당으로 불똥이 튀었다.

특히 홍 지사의 “학교에 밥 먹으러 가냐,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지 밥 먹는 곳 아니다”라고 한  발언 또한 학교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학교는 학문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성을 함께 배우는 곳이다.

학생 누구나 평등하고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 무상급식은 이러한 평등과 동등한 기회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선별적 무상급식은 학생들 사이에 부(富)에 따른 계급을 만들게 된다. 부의 유무는 신분화로 이어져 학생들 사이에서 평등의 질서를 파괴하고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상급식은 또한 국가 미래에 대한 투자며 양육에 대한 의무이자 책임이다.

물론 무상급식은 국민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이에 따른 국민 합의가 필요하다. 또한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증세가 필요하면 그렇게 해야 한다.

‘시이불견(視而不見) 청이불문(聽而不聞)’. ‘보기는 보는데 보이지 않고 듣기는 듣는데 들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금 우리의 정치가 그렇다. 국민에 대한 가슴 없는 정치를 펼치기 때문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보이고 들려야 소통이 된다. 

정부는 정부대로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허공에 대고 이야기하는 형국이다. 국민의 마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자원외교처럼 정책의 실패가 가져다 준 국고 손실과 무상급식에 따른 논란이 더 이상 국민들 가슴에 상처로 남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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