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실공사 문제가 연일 불거지면서 혁신도시 입주자들은 물론 인근 아파트 주민들까지 LH에 각종 민원을 이행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LH가 직접 해결해야 할 민원이 상당수지만 개중에는 울산시나 아파트 사업자와 별도로 풀어야할 문제도 섞여있어 LH가 혁신도시 인접지역의 ‘묵은’ 민원까지 해결하는 창구로 이용되는 분위기다.
8일 오전 10시30분 LH 울산혁신도시사업단 앞 인도.
울산혁신도시 내 장현동 신규아파트 입주자와 혁신도시 인근 서동 주민 등 100여명은 이 곳에서 요구사항이 적힌 피켓을 들고 LH에 수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피켓에는 ‘좌회전 확보되지 않은 도로설계 웬 말이냐, 골드클래스 주출입구 좌회전 차선 확보하자’, ‘고가차도 철거’, ‘에일린의뜰과 골드클래스의 방음벽을 설치하라’, ‘서동로터리 주민 요구사항 이행하라’ 등의 내용이 적혀져 있다.
불만의 목소리가 가장 큰 민원은 동천서로에서 혁신도시 골드클래스 앞으로 이어지는 고가도로 문제다. LH는 차량 흐름을 원활하기 위해 고가도로를 건설 중인데 하필 이 고가도로의 끝 지점과 골드클래스 앞 신호등까지의 거리가 50m밖에 되지 않아 아파트 입구로 들어가는 좌회전 차로를 만들지 못한 게 빌미가 됐다.
골드클래스 주민 대표 권모씨는 “계획도시에서 자기 아파트 앞에 좌회전이 안 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면서 “기존 도로만으로도 차량 수용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고차차도를 만들 필요가 없고, 되레 고가차도 때문에 소음이 증폭되고 사고 위험이 커진만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동로터리에 우회전 차로를 따로 만들어 혁신도시로 진입하는 차량의 편의와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그런가하면 이날 집회에서는 LH보다는 울산시나 아파트 사업자와 풀어야 할 민원도 상당수 제기됐다.
권 대표는 “에일린의뜰2차와 골드클래스 사이의 방음벽이 공간과 공간 사이에 개방감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각회랑 방식으로 지어지면서 3곳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 때문에 소음이 증폭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투명방음벽을 연결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혁신도시 밖 서동 일대 아파트 주민들은 ‘동인빌라에서 두강팔레스까지 새로운 방음벽 설치하라’, ‘현대아파트 뒤 주민협의 없는 지식산업센터 반대한다’, ‘동천제방 도로예산 내년에 편성하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에 동참했다.
주민들은 집회 후 LH를 항의 방문해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에일린의뜰2차와 골드클래스 사이 방음벽은 아파트 사업자가, 동천서로변 동인빌라~두강팔레스 구간 방음벽은 기존 설치주체인 울산시가, 동천제방 도로개설 문제 역시 울산시 소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도 이미 민간이 LH로부터 용지를 매입한 상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LH가 부실공사 문제로 울산시민들에게 워낙 신뢰를 잃은 탓이 크지만, 혁신도시와 조금이라도 연계된 각종 묵은 민원의 해결을 LH에 바라는 보상심리도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일단 LH는 즉답 대신 “이달 말 교통전문가들과 함께 주민설명회를 열고 협의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혁신도시 내 골드클레스와 에일린의뜰2차를 비롯해 인근 서동 동인빌라, 두강팔레스, 삼익세라믹, 한라하얏트, 효정빌라 등 8개 아파트주민이 동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