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는 땅의 것들이 받아먹으라고 내리는 하늘의 선물이다. 땅이 받아먹고 남은 것은 아래로 보낸다. 비는 웅덩이를 만들고 골을 만든다. 비가 억수로 내린 다음 지렁이는 물난리를 만난 수재민이 된다. 지렁이는 축축한 살갗 아래에 있는 모세혈관의 헤모글로빈이 밤새 땅굴(집)에 흘러든 빗물에 숨이 가빠 참다 못해 가까스로 도망 나온다. 그래서 큰비가 내린뒤 수많은 지렁이를 볼 수 있다.
비가 내리는 날이 대개 기압이 낮은 저기압의 영향을 받는다. 저기압때문에 기분이 가라 앉을 수도 있다. 특히 여자들의 마음은 날씨에 따라 변덕을 부린다고 한다. 날씨가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니 기분을 좌우하는 것은 확실하다.
제9호 태풍 ‘찬홈(라오스의 나무 이름)’이 전국 곳곳에 비를 몰고 와서 가뭄을 해갈한 ‘효자 태풍’ 노릇을 하고 물러갔다. ‘찬홈’의 실제 이동 경로는,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JTWC)의 예보가 가장 정확했다. 반면 우리 기상청은 미·일·중 3개국과 비교해 가장 부정확했다. 태풍의 진로 예측은 워낙 어려워 최첨단 기술을 확보한 미국도 종종 틀릴때가 있다. 한국 기상청이 면목이 없게 됐다.
올 들어 북서태평양에서는 태풍이 11개나 발생했다. 7월 말 기준으로 평균 7.6개(1981∼2011년 30년간) 발생하던것과 비교하면 45%나 많다. 한반도에서 8∼9월에 가장 많은 태풍들이 닥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겨우 시작인 셈이다. 이미 한반도 부근으로 9호 ‘찬홈’과 10호 ‘린파’, 11호 ‘낭카’등 태풍 3개가 동시에 북상했다. 태풍의 강도는 바다 표면과 고도 10km 이상의 태풍 상층 사이 온도 차이에 따라 결정되는데 지구 온난화는 온도차이를 키운다.
결론은 효자태풍이 아니라 엄청난 피해를 내는 슈퍼 태풍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온난화를 막기위해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법도 하다. 태풍에는 장사가 없으니 근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