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화학 울산공장이 사고발생 6시간 전에 밸브에서 불산이 새어나오는 것을 확인하고도 비상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편의대로 수습하려다 사고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수화학은 사고 발생 6시간 전인 지난 15일 오후 6시 30분께 드레인밸브(배수밸브)에서 적은 양의 불산 혼합물 기체가 새어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비상대응 매뉴얼에는 불산이 누출됐을 경우 해당 배관을 잠그고 비상 밸브를 열어 불산을 빼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수화학 관리자들은 균열이 생긴 드레인밸브에 임시 배관을 설치해 불산을 빼내려고 했다.
매뉴얼을 지키게 되면 배관을 따라 전체 공정에 퍼져 있는 불산 5,000ℓ를 빼내야 하기 때문에 작업이 지연되고 번거로워 진다는 이유였다. 

임시 배관을 설치하는 동안 발생한 충격으로 가스가 새어나온 바늘구멍 정도의 균열은 2cm 정도로 커졌고 오후 10시 30분께에는 다량의 불산 혼합물 가스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수화학 측은 가스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뿌렸고 물과 반응한 불산은 금속의 부식을 더 가속화시켜 균열은 더욱 커졌다.

결국 16일 오전 0시 40분께 1,000ℓ의 불산 혼합액이 흰 연기와 함께 쏟아져 나왔다.
불산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발생한 불화수소 가스가 주변으로 퍼져 일대 근로자들이 악취를 호소했다.

이에 경찰은 공장장 류모(52)씨, 생산부장 최모(48)씨, 공무부장 이모(54)씨 등 3명을 사전 시설점검과 사후 대응 등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형법상 과실폭발성물건파열, 화학물질관리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드레인밸브 상부 용접부위 부식 때문에 생긴 틈(크랙)으로 불산이 샌 것으로 추정된다’는 감식 결과에 따라 회사 측의 설비 관리가 미비했다고 보고 있다.

또 비상대응 매뉴얼 미이행으로 1,000ℓ의 불산이 누출돼 유독가스가 주위로 확산하도록 내버려둔 과실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수화학은 앞서 지난해 2월에도 설비 파손으로 불산 혼합물 100ℓ가 누출돼 회사 법인과 공장장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이수화학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해 가스를 흡입한 작업자 1명이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며 “이번에는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반복된 사고의 심각성을 고려해 신속하고 엄격하게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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