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호 공학박사·울산대 교수·산업경영공학부

독일의 사회학자이며 세계적인 미래학자 ‘울리히 벡'은, 그의 저서 「위험 사회론」에서 산업화·근대화가 기술발달과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지만, 그만큼 내재적 위험도 커졌다고 했다. 이는 산업수도의 심장인 울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험도시인 동시에 그 위험 속에서 살아가는 울산시의 구성원들에게 울리는 경종의 메시지인 것이다. 하지만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다스리는 법을 알고 실천하고 대비한다면 위험을 해소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가기관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것이지만, 실상 대한민국의 국가기관은 시장우선주의와 개인의 사리사욕 때문에 가장 절대적 우선순위가 돼야 할 국민의 건강권을 내버리고 있다. 
현실 사회는 재물처럼 위험도 분배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양자는 지위 즉 각각 위험지위와 계급지위를 구성한다. 하지만 양자는 각각 아주 다른 재화와 연관돼 있으며, 그 분배에 관한 논쟁도 아주 다르다.

사회적 재화의 경우에는 소비재, 수입, 교육기회, 재산 등 희소성을 지닌 욕구품목이라면, 반대로 위험은 근대화에 따른 부수적인 문제로 많으면 많을수록 바람직스럽지 않다. 위험은 제거되거나 부정되고 재해석돼야 한다. 획득의 긍정적 논리는 회피, 부정, 재해석, 처분의 부정적 논리와 대비된다. 새로운 위험의 대다수(핵 또는 화학오염, 음식물에 포함된 오염인자, 문명의 질병)는 인간의 직접적인 지각능력을 완전히 벗어나 있다. 그래서 볼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위험들에 대해 더욱 더 큰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어떤 위험들은 당한 사람들의 일생에는 영향을 안 입히지만, 그 대신에 그 자녀들의 일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위험은 잠시 침묵하고 있을 뿐 제거되지는 않는다. 우리는 침묵하고 있는 이 위험을 어떻게 찾아내 제거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이러한 위험을 찾아내고 관리하는 방법인 위험성평가를 하는 방법을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오늘 필자는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는 방안인 유해·위험방지계획서와 장외영향평가에 대해서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유해· 위험방지계획서는 대상 업종과 규모에 해당되는 시설물을 보유하고 있는 제조업과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장은 안전보건공단에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작성해 검사를 받을 것을 강력히 주문해 본다. 작업장 안전은 사전에 위험의 특성과 규모를 잘 파악해 미리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대응하는 방안을, 주기적인 시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방법이 바로 장외영향평가이다. 

장외영향평가제도는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이 설치되기 전, 화학사고 발생이 주변사람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도록 함으로써 화학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다. 장외란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사업장 부지의 경계를 벗어난 바깥을 말하며, 보호대상은 화학사고의 영향으로부터 사업장 외부의 주민과 환경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며, 주민의 범위는 주거시설, 기관(학교, 병원, 교도소, 공공기관 등) 및 상가 등 상업·산업시설 등에 거주하는 모든 생명체를 대상으로 한다. 

이처럼 이제 안전은 나 혼자만 잘 지키면 되는 것이 아니며 특히 유해물질 사고는 사고를 낸 당사자 뿐만아니라 주변에 무방비로 노출된 생명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또 온산공단에서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발생됐다. 이처럼 위험요소가 많고 위험관리와 대처가 부실한 울산에서 안심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가능할까? 이러한 의문을 우리는 항상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2015년을 보내는 송년행사가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15년은 우리에게 안전이라는 단어가 가장 친근하게 다가왔던 해인 것 같다. 위험도시 울산의 안전망을 체계적인 시스템화의 원년이 된 한해가 됐다고 먼 훗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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