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어이 북한은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훔쳐냈다. 북한의 핵실험과 함께 북녘의 하늘은 불구름으로 뒤덮이고 땅은 순식간에 불타오른다. 불꽃놀이의 단계는 수소핵폭탄 전단계로 관측되고 있다. B-52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확성기가 다시 DMZ에서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은 북한의 불 도둑질에 대한 심판의 수위를 놓고 이견차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어떤 국제관계학자는 북한의 핵보유는 자국의 생존권 문제와 직결된 문제이므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옹호하기도 한다. 그 근거는 공산권이 붕괴되면서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국가인 중, 러는 남한과 수교를 맺은 반면 남한의 우방국인 미국은 변함없이 북한 고립정책을 고수해 탈냉전 시대의 북중러-한미일간의 삼각균형이 붕괴된 점, 해를 거듭할수록 남북한의 경제격차가 커진만큼 남북간의 국방력 차이도 발생한 점 등을 들어 핵보유는 북한정권의 최선의 방책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요동치는 북한의 내부분열을 핵실험 강행을 통해 단속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도 있는 점 놓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은 북한의 입장에만 집중해 북핵이 가진 잠재적 위험성을 망각한 것이다. 서로 반대방향에 서있는 양자가 상대방을 향해 달려와 정면 충돌하는 상황을 가상해보자. 만일 양 쪽이 계속 달리면 양쪽 모두 죽게 된다. 그러나 한 쪽이 겁이 나서 옆으로 피하면 그 행위자는 겁쟁이가 되고 체면을 잃게 된다.
이 게임을 북핵에 실행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두가지 전제조건을 가정하자.
첫째 북한이 소형핵탄두를 개발해 미국대륙에 발사가능할 것, 북미 간의 정보비대칭이 있어서 미국은 전능자의 지위에 있어서 북한의 실상을 완벽하게 알고 북한은 미국을 거의 모른다는 점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이 공격하거나 회피하는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는데 상대방의 공격여부를 알 수 없으므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미국에 대해 공격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역설적으로 북한의 지위는 치킨게임에서 우위에 있다. 북한이 소형핵탄두 개발에 성공할 경우 벼랑끝전술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되는 셈이다. 현재 북한의 핵기술이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은 무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비단 이같은 가상실험의 역설적인 결과 뿐만 아니라 북핵의 위험성은 북한 자신의 자해행위와 다를바 없다는 데 있다. 핵실험의 강도를 높일 수록 백두산의 마그마가 분출될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북한 주민과 영토에 끼칠 환경적인 위험성은 어떨까? 북미간의 핵게임의 문제만으로 국한 시킬것이 아니라 남한과 한반도의 생존과 직접결부된 문제이므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IS 단체와 같은 곳에 인수인계 해버린다면 지구촌의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한·미는 북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화 파트너인 북한과 함께 승리할 수 있는 윈윈게임을 개발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개혁개방에 물꼬를 틀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을 전개하는 일이 시급하다. 일단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앉히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쪼아 먹이고 재생시키는 반복작업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