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가 같은 일에 심취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 것이다. 노년에 같은 길을 가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 이만큼 낭만적인 것이 또 있을까.
장완식·김영숙 부부는 서예가다. 오랜 시간 같은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은 22일부터 울산문화예술회관 제4전시장에서 첫 부부전을 개최한다. 사이좋게 전시 준비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21일 전시장에서 만났다.
환갑이 넘은 이 부부는 함께 대학원을 다니고, 올해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는 김 씨가 대학원을 다니자 운전기사 역할을 자청한 장 씨가 함께 수업을 듣게 되면서 이루어졌다.
이번 전시는 두 사람이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서예문화학과 석사 졸업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할까요. 부인이 서예 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다 보니 저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렇게 부부전까지 열게 됐습니다. 저를 이끌어주고 격려해준 부인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서예를 먼저 시작한 것은 부인 김영숙 씨다. “서예의 매력이요? 성현들의 글을 적으면서 그 속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죠.”
‘신사임당을 흠모하는 마음으로 붓을 잡았다’는 김 씨는 40여년 동안 서예가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울산서도회전, 깃발전, 먹물향기전 등 다양한 합동전과 교류전에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한중일 서예문화교류회 운영위원 역임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를 어깨너머로 지켜보며 배운 것이 남편 장씨다. 울산 삼일여고 교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부산 경혜여고 교장으로 재직 중인 장 씨는 20년 전부터 틈틈이 부인에게 서예를 배우다가 15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울산시미술대전 특선, 한마을미술대전 대상, 국전 서예부문 입선 등 성과도 냈다. 장 씨에게는 부인이 스승이자 선배이자 도반인 셈이다.
전시의 이름도 ‘비익전’(比翼展)’. 중국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새 ‘비익조’에서 차용했다. 눈과 날개가 한쪽씩만 있어 암수가 한 쌍이 되어 합쳐야지만 온전한 새로 변신한다고 한다. 금슬 좋은 부부로 오랫동안 함께하자는 부부의 염원이 담겨 있다.
22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부부전에는 김영숙 씨의 작품 30여점, 장완식 씨의 작품 20여점이 전시된다. 여러 성현들의 명시, 명언, 명구를 바탕으로 한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의 한글, 문인화, 서예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장완식 씨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새로이 시작하는 마음으로 먹을 다시 갈려고 한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저희 부부를 격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개막식은 오후 6시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