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등록증 불법 대여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엊그제로 참사 2주년이 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의 악몽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도 불구, 건축현장에서는 돈을 주고 사고파는 면허대여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2월17일, 새내기 대학생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고도 ‘폭설’이란 표면적 이유 이전에 설계, 시공, 감리, 유지관리 등 모든 부문에서의 총체적 부실이 빚은 인재였다. 경찰수사 결과 체육관 시공을 맡은 S종합건설 대표 박씨가 체육관 공사비의 5%를 받는 조건으로 현장소장 서씨에게 면허를 대여했고, 이것이 곧 부실공사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또 다시 종합건설업등록증을 빌려 ‘무면허 공사’를 해온 건축업자가 무더기로 입건되는 일이 일어났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18일 건설업등록증을 빌려주고 20억 원을 챙긴 건설사 대표를 구속하고 등록증을 빌려 공사한 무자격 건축업자 240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건설사 대표는 지난해 7월~11월 부평구에 종합건설사를 차린 뒤 수도권 일대 건설현장 534곳의 건축주에게 착공허가에 필요한 종합건설업등록증을 빌려준 혐의다. 1개 건설업체가 5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무려 534곳의 건축현장에 면허를 빌려주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제도적 허점에 비춰 전혀 놀랄 일도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현행 건설업기본법에 의하면 1가구 이상이 사는 다중주택을 지으려면 반드시 종합건설업등록증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허가 절차와 비용 등이 만만찮아 무자격 건축업자들은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등록증을 빌려 건물을 짓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종합건설업 허가를 받으려면 최소 5억 원의 자본금과 기술력, 사무실 등을 갖추고 해당 광역단체와 건설협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번에 적발된 무면허 건축업자들도 “종합건설업체로 등록하려면 절차와 요건이 까다로워 등록증을 빌려서 공사하는 것이 업계 관례다”고 진술했다.

건설업등록증의 불법 대여가 이처럼 기승을 부릴 수 있는 데는 각 기초단체가 착공 신고 과정에서 허가서류의 진위(眞僞) 여부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맹점이 있다. 착공신고 단계에서 현장을 실사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고 현장을 직접 나가더라도 건설업등록증이 대여한 것인지를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자체는 등록증 불법대여를 가려낼 수사권한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내부사정을 아는 관계자의 제보가 있으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 진위를 파악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따라서 지자체와 수사기관이 합동으로 건축현장을 수시로 점검, 등록증 불법대여를 발본색원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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