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갈종건 한국화학연구원 융합화학연구본부장

지금까지 인류는 석유화학 기술의 놀라운 발전으로 석유를 원료로 하는 건축, 생활용품, 전자, 섬유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소재들을 만들어 편안함과 풍요를 누려왔다. 그러나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석유화학 제품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고온, 홍수와 태풍, 지진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화학소재 개발과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고 있으며, 이를 총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바이오화학기술이다. 

바이오화학 기술은 우리가 필요한 화학제품을 석유가 아닌 바이오매스로부터 제조가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바이오화학 기술은 바이오 기술과 화학 기술이 접목된 융합형 기술이다. 유전자 조작, 발효 등과 같은 바이오 기술과 촉매 반응 및 고분자 중합과 같은 화학 기술이 접목 되어 바이오화학 기술을 형성한다. 바이오화학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나무와 풀 등 다양한 종류의 바이오매스로부터 인류가 필요로 하는 소재를 제조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으며, 고갈의 염려가 없는 바이오매스를 이용하는 것으로써 지속성장형 기술이다. 현재 인류는 바이오화학 기술을 이용해 바이오매스로부터 인류가 필요한 다양한 종류의 화학제품들을 제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과 바이오연료를 비롯한 많은 종류의 바이오화학 제품들의 생산으로 이미 지구상에는  바이오경제가 형성되었고, 날로 그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2010년 세계 화학산업의 10%(1,300억$) 수준인 바이오화학 시장규모는 2025년 세계 화학산업의 22%(4,830억$) 수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2020년까지 현재 플라스틱 시장의 10% 이상이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미국 공군 등을 비롯한 항공분야에서도 바이오디젤을 적극 사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바이오경제가 환경규제와 매우 밀접하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37%까지 감축해야 되는 국가적 미션을 지니고 우리나라의 경우 바이오화학기술 개발을 통한 바이오화학산업의 발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국가적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이다.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는 울산의 새로운 산업혁명 두뇌가 될 울산 혁신도시의 중앙부에 그 둥지를 틀었다. 국비 200억 울산시비 167억을 포함한 총사업비 367억원으로 2010년 6월에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 건립사업이 시작됐고 긴 여정을 거쳐 2015년 말 건축물사용승인을 득했으며, 2016년 3월22일 울산 화학의 날에 즈음하여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의 영예로운 개관을 하게 되었다.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는 만구천사백사십평방미터(19,449㎡)의 부지위에 구천칠백이십사평방미터(9,724㎡)의 크기로 건축되었으며, 본부동, 시험 생산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축된 기술개발 장비로는 바이오화학기술개발에 필요한 분석 장비 20종과 실용화장비 16종이 구축되었다. 특히, 바이오매스로부터 바이오화학산업의 원료가 되는 바이오슈가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 전처리 및 당화 장치, 발효장치, 바이오플라스틱 중합 및 가공 장치 등 총 16개의 실용화 장비는 국내 중소기업을 비롯한 대기업의 바이오화학 실용화 기술의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국내 바이오화학산업을 세계 5위로 발돋움하기 위한 모든 기반시설 및 장비를 갖춘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는 40년의 빛나는 역사를 지닌 한국화학연구원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써 이곳 울산 석유화학산업의 심장부에서 국내 바이오화학산업 육성을 위한 그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의 미션은 세계적 바이오화학산업 육성을 위한 선도그룹이 되는 것이다. 이들 위하여 다수의 세계 일등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 히든챔피언을 다수 발굴 성장시킬 것이며, 국가적 아젠다를 적극 해결해 나갈 것이다. 바이오화학산업에 필요한 고기능 인력개발에도 또한 힘쓸 것이다. 주요 연구분야로는, 국내 발효산업을 비롯한 바이오회사들에게 차세대 원재료인 비식용 바이오매스 기반 바이오슈가를 공급할 수 있는 바이오슈가 대량 생산 기술개발을 비롯한 바이오매스 직접 활용기술 개발, 울산을 비롯한 국내 수많은 정밀화학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바이오정밀화학기술 개발, 그리고 산업적 파급효과가 크고 울산의 자동차 산업과 밀접한 바이오소재생산을 위한 바이오플라스틱 기술개발 등이 있다. 이러한 역할들을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는 국내 바이오화학산업의 콘트롤 타워 역할 감당하고 국내 바이오화학산업이 세계 5위권으로 성장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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