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중구 남구방향 번영교 접속도로에서 침하가 발생해 도로변 노면이 심하게 갈라져 있다. 김정훈 기자 idacoya@iusm.co.kr

10m 구간 10∼15㎝가량 꺼져
강제 배수로 근처 지반 큰 영향
공법 안전성·지반조사 부실 의심
지속적 유출… 추가 침하 가능성
안전진단 후 보수·보강 조치

울산 남구의 주상복합아파트 신축공사장 터파기 과정에서 지하수가 빠져나가 인접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번영교 접속도로 침하로 이어졌다.

건설사가 공사장에 물이 잠기자 배수를 강행하면서 더 많은 지하수가 빠져 나와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24일 번영교 남단 접속도로의 남구 쪽 진행방향 5개 차로 약 10m 구간은 10~15cm 침하돼 있었다. 이로 인해 두 곳에 걸쳐 도로를 가로질러 균열이 발생했으며, 단차가 생기면서 균열이 심한 구간에는 울산시가 빗물이 유입돼 추가 침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긴급 재포장을 실시했다. 

또 이 구간 도로와 옆 배수로 사이는 손이 쑥 들어갈 정도로 벌어져 있었고, 그 틈의 깊이는 끝이 확인이 안 될 정도로 깊어 보였다. 배수로 쪽 지반은 도로보다 20~30cm 정도 더 꺼져 있었다.

접속도로의 하단부 옹벽에도 배부름 현상이 관찰됐으며, 옹벽 사이 철제 지지대도 휘어져 있어 접속도로 전반에 걸쳐 충격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이 같은 지반침하 현상은 지하 5층, 지상 29층 규모의 신정지웰 주상복합아파트 신축현장 터파기 과정에서 지하수가 유출되면서 발생한 것이다. 땅 밑의 물이 빠져나가 지하에 빈 공간이 생기고 토사도 함께 쓸려나가면서 결국 지반이 내려앉았다.

시공사인 신영건설은 지난 23일 오전 지하 20m에서 터파기를 하다가 많은 지하수가 흘러나와 물이 가장 많이 고인 곳은 2m 가량까지 잠기자, 작업을 속행하기 위해 배수 작업을 실시했다. 그런데도 물이 멈추지 않고 계속 나오고 인근 지반 침하로까지 이어지자 배수 작업을 중단했다. 

이처럼 공사장에 잠긴 물을 빼려고 강제 배수를 하면서 근처 지반에 영향을 준 점 등을 볼 때 공사과정에서의 과실 뿐만 아니라, 공법의 안전성이나 지반조사 부실 등에 대해서도 관계 당국의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신영건설 관계자는 “공사 전 지반조사에서 지하수가 분포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고, 지하수 유출을 막기 위해 가장 적합한 ‘지하연속차수벽’ 공법으로 공사를 시행했다”며 “하지만 차수벽 이음새 부분에서 틈이 생기면서 예상하지 못한 누수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 허가관리를 맡고 있는 남구청 관계자는 “공법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양의 지하수가 유출됐고 주변 지반에 영향을 미친 터라 과실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공사는 중단됐지만 아직도 공사장에서 물이 계속 새어나오고 있고, 한번 충격을 받은 번영교 접속도로의 추가 침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지하수가 번영교 쪽만 아니라 일대 주변에까지 분포해 있어 정밀 안전진단과 주변 지반조사 등 후속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 지하수위 변동으로 인해 지하층이 교란된 상태로 근본적인 복구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로를 관리하는 울산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시공사에 지하수 유출 차단을 위해 그라우팅(지하 구멍에 시멘트풀을 주입하는 공법) 차수공법으로 지반을 보강하도록 했다”며 “또 교대(다리 기둥), 옹벽, 도로 노면에 계측기를 설치해 추가 변위를 모니터링하고, 지반 상태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한국시설안전공단에 번영교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의뢰하고, 결과에 따라 아파트 건설사가 보수·보강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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