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경기도 광주시의 한 업체에서 진행된 울산 반구대 암각화 가변형 임시 물막이 모형실험에서 관계자들이 실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술검증단, 분과별 실효성 의문 제기
수평층리·수직절리 지형 누수 지적
구조물 전체 붕괴 위험 경고하기도
설계안은 처음부터 구조적 불안
수리수문학회도 “안전성 담보 못해”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변형 임시 물막이(카이네틱댐)를 건설하기 위한 모형실험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토목 및 수리수문학적으로 애초에 무리였다는 주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물막이댐 기술검증평가단의 검토과정에서 전문가들이 수차례 ‘불가능한 방안’이라는 의견을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울산시와 문화재청, 기술검증평가단 위원 등에 따르면 ‘가변형 임시 물막이’ 건설과 수리모형실험과 관련한 ‘기술검증평가단’의 검토는 각 분과별로 최근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과별 검토회의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물막이 모형실험의 실효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실험 실패’가 사실상 예견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모형실험 직전인 지난해 11월 30일 건설기술연구원의 수자원분야 검토가 이뤄졌다.

검토 후 위원들은 “수리모형 실험을 통한 수류에 의한 활동, 전도, 슬라이딩(Sliding)을 검토하는 것은 재질 재현에 어려움이 따르고, 미끄러짐에 저항하는 마찰력을 모형실험에서 재현하는 것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수위나 수류형태의 재현 등은 좋지만 구조적인 사항을 수리 모형으로 확인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일부 위원들은 “수리모형실험에서도 실리콘으로 처리해도 많은 양의 누수가 이뤄진 것을 보면 실제 원형에서는 상당히 큰 수압의 누수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수평층리, 수직절리가 발달한 지형에서는 누수, 훼손 등의 문제로 구조물의 안전성에 위험을 초래할 염려가 커 (물막이 설치를) 절대적으로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한국건설연구원에서 이뤄진 수리수문학회의 ‘수리수문모형실험에 대한 검토’에서도 “수리모형실험에 의해 가변성 임시물막이 안전성을 검토한다는 것은 타당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의견을 보면 “기상조건, 하중과 암반조건, 경과시간 등에 지배받는 구조물의 안전성을 단기간 모형실험으로 검토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1회에 1~2시간 정도 소요되는 수리모형실험 몇 차례로 물막이의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해도 적어도 10년 이상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실제 물막이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물막이는 수년이상 경과한 후에 가장 취약한 부위인 기초암반 및 암벽과의 접합부, 가변형 투명물막이 이음부에서 수축과 팽창 등으로 인해 균열과 변형, 국부적 파손을 거쳐 구조물 전체가 붕괴에 이를 것이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4년 서울 덕수궁내 회의실에서 열린 수리수문분야 검토에서도 “물막이 설계안은 처음부터 심각한 구조적 불안전과 문제점으로 인해 전혀 타당성이 없으므로 즉시 중단돼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 검토회의에서는 “물막이 제안 및 설계자가 처음부터 맨땅에 설치하는 단순구조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물속에 설치할 경우 작용하는 물의 힘에 의한 심각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며 사업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기술검증평가단 전문가들의 이런 현실적인 의견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월의 1차 모형실험과 지난 25일부터 진행된 2차 모형실험을 위한 자체 실험에서 ‘누수’문제 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기술검증평가단의 한 위원은 “처음부터 전문가들의 현실적인 지적이 일부 의견으로 치부되면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모형실험의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