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건설현장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고공 난간에 몸을 의지한 채 외부작업을 하는 건설현장 근로자들에게 안전수칙 준수는 곧 생명과 직결된다. 건설공사 안전관리 지침에는 작업자의 안전보호구 착용을 강제하고 있다.

특히 장마철에는 공사외벽과 자재에 많은 물기로 미끄럼 사고 위험이 높아 순간의 실수로도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런데도 공사현장에서는 이 같은 안전수칙이 무시되기 일쑤다. 현장관리자의 안전점검이 소홀한 것은 물론, 작업자들 역시 안전장구 착용이 작업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이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가 최근 전국 건설현장 20곳에서 정부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총 281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 공사현장마다 최소 10건 이상의 안전수칙 미준수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안전처의 조치 내용을 보면 정부합동점검 결과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안전모와 안전벨트 등을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다 걸린 것은 경미한 사항이라며, 현장에서 시정 조치만 했다고 한다. 안전모와 안전벨트 등 개인 안전장구도 착용하지 않고 작업하는 것은 결코 경미한 사항이라 할 수 없다.

안전장구 착용 의무는 건설현장의 20대 기본준수 항목에서도 첫 번째에 올라 있다. 먼저 안전모는 물체낙하와 충돌, 추락 시 작업자의 안전과 직결된다.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는 천양지차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가운데 산업재해 사망자가 가장 많은 것도 바로 이 같은 안전장구 미착용이 근본적인 이유라 할 수 있다. 가벼운 부상 정도에 그칠 사고가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음으로서 결국 아까운 생명까지 잃게 한다. 안전화와 안전마스크, 보안경, 방음부호구 등도 작업환경에 따라 선택이 아닌 필수로 강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안전처가 이같은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나 다름없는 시정조치를 하고서 건설현장의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겠는가.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작업중지명령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사고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유독물을 방치하는 사례가 여전한 것으로 점검결과 확인됐다. 남양주 지하철붕괴사고는 지난 6월1일, 작업자들이 지하 15m 아래에서 용접작업을 하면서도 프로판가스통을 아무데나 놓고 일하다 4명이 죽고 10명이 부상을 당하는 대형 참사였다. 건설현장에서 후진적인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무엇보다 법집행이 무르기 때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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