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에 연일 폭염이 9일째 지속된 1일 울주군 온산공단 LS니꼬동제련 공장의 1,250도 고온의 용광로(사진 왼쪽)와 남구 여천동 경남냉동의 영하 20도 냉동창고에서 근로자들이 각각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idacoya@iusm.co.kr

LS니꼬동제련 견디기 힘든 고온에 숨가쁜 호흡
폭염도 ‘그냥 여름’… 미숫가루 한 그릇에 더위 잊어 

경남냉동 얼음공장 제빙창고 초대형 얼음과 씨름
고된 작업에 이마엔 땀방울… “연중 최대 대목”

 

폭염특보가 지속되고 너도나도 시원한 계곡과 바다로 찾아 떠난 휴가철에 폭염보다 더한 더위와 폭염에도 감기에 걸릴 듯한 추위를 이겨내며 묵묵히 일하는 근로자들이 있다. 

낮 최고 기온 33도를 기록하며 폭염 9일째에 접어든 1일 일에 대한 열정과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한여름의 찜통더위에 ‘열터’와 ‘냉터’ 극과 극의 현장을 찾았다.

◆이열치열 LS니꼬동제련 용광로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에서 붉은 구리물이 이글거리며 흘러나왔다.

이날 오전 울주군 온산읍 LS니꼬동제련 제련1공장, 이곳은 순도 99.5%의 구리판을 제조하는 공정으로 1,250도가 넘는 용광로에서 녹은 구리물에서 발생하는 복사열만 100도 가까이 된다. 

반팔을 입고 있어도 더운 날씨에 근로자들은 겨울에 입어도 땀이 나는 방열복을 입고 용광로에서 흘러나온 구리물이 주조틀에 제대로 부어지는 지 확인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안전모 너머로 보이는 근로자들의 머리칼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송글송글 맺힌 땀들이 주르륵 흘려 내렸다. 작업자들의 뜨거운 호흡에 안전모에는 김이 찼다. 그럼에도 불꽃에 물러섬 없이 근로자들은 꿋꿋하게 작업에 몰두했다. 

용광로로부터 2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취재진들도 땀이 비오듯 흐르고 얼굴이 뻘겋게 상기 돼 견디기 힘든 고온이었지만 근로자들은 내색조차 하지 않았다. 

최근 울산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휴가철을 맞아 시민들이 산으로 계곡으로 무더위를 피해 떠나고 있지만 이곳 근로자들에게 이번 폭염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그냥 ‘여름’이다. 
공장 출입구에는 폭염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왔다.  

제련1팀 이재우 사원은 “열심히 일한 후에 쐬는 시원한 바람과 땀흘린 후 마시는 시원한 미숫가루는 더위를 잊게 해줍니다”라며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야한다는 사명감과 가족을 위해 일한다는 책임감으로 여름도 견뎌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땀을 훔쳐냈다.    

◆이열치냉 경남냉동 제빙창고

“폭염 덕에 얼음은 만들기 무섭게 동이 납니다.” 

같은날 남구 여천동 경남냉동 얼음공장에는 지게차가 제빙창고에서 각 얼음을 옮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올해 같은 여름은 연중 최대의 대목이기 때문이다. 
지게차가 창고로 드나들 때 마다 내부에 있던 차가운 공기가 스팀처럼 뿜어져 나왔다. 

대부분의 작업자들은 긴팔을 입었거나 팔에 토시를 착용했고 장화를 신고 있었다. 그럼에도 냉동창고에 들어 갈 때면 콜록 거리기도 했다. 영하20도의 냉동창고에 채워진 대형얼음은 무더위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대부분의 작업자들은 포장된 얼음을 정리하기 위해 창고 밖에서 작업을 하는데도 일대에는 차가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 고된 작업 탓에 작업자들의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렸지만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곳에서 제조된 직사각형의 대형얼음은 회사, 수산시장 등 곳곳으로 배달되고 있다. 

얼음공장 관계자는 “최근 시설이 자동화가 많이 돼 인력이 줄었는데 여름만 되면 일손이 부족하다”며 “최근 제빙기가 많이 보급돼 예전만큼 큰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요즘 같은 폭염은 우리한테는 효자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기상대는 “2일 울산은 구름이 많고 대기 불안정으로 한때 소나기가 내리는 곳도 있겠으나 30도가 넘는 무더위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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