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관합동조사단 결과 발표
잇단 악취민원 발생시각
아황산가스 농도 치솟아
“다량의 오염물질 배출”
악취 일상화 시민 불안 증폭
정부, 배출 책임자 처벌 강화
악취방지법 개정 방안 검토
최근 잇따른 울산지역 악취의 주범은 결국 ‘공단’이었다. 정부는 “인터넷에 떠도는 대규모 지진의 전조 현상은 루머일 뿐”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켰지만, 공단의 일상화된 악취와 함께 살아가야 할 울산 시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울산과 부산 등지에서 잇따른 악취와 가스냄새 등을 조사한 민관합동조사단(이하 조사단)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근 보름여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울산의 악취는 석유화학공단에서 발생한 이산화황, 황화수소,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혼합된 악취가 기상상황에 따라 확산된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의 가스냄새는 도시가스 등에 주입되는 부취제나 부취제를 포함한 화학물질이 이동하면서 난 것으로 근본 원인과 물질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54건의 악취 신고를 분석한 조사단은 가스냄새, 타는 듯한 냄새, 역한 냄새 등 신고자들의 다양한 표현이 공단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접했을 때와 유사하다고 해석했다. 민원 발생시기의 아황산가스 농도가 평소보다 높아진 점, 당시 기상상황이 고온다습한 점, 주거지역 방향인 남동풍이 분 점 등을 종합해 ‘공단의 악취’로 결론 내렸다.
조사단은 “당시 고의든 실수든 평소보다 많은 양의 오염물질이 공단에서 배출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공단의 구체적인 배출원(공장)에 대한 조사 결과는 밝히지 않았다.
이어 “울산에서는 평소에도 5건 정도의 악취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울산 석유화학공단 등지의 일상화된 악취를 강조하면서도 “오염물질의 정도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규모 지진의 전조 현상 등과 같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대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단과 함께 삶을 꾸려야 하는 울산 시민들에게는 ‘공단 악취’는 ‘대규모 전조 현상’과 같이 인터넷에 떠도는 허무맹랑한 루머보다 더 두려운 존재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공단의 누출, 폭발, 화재 등 사건사고에다 공단의 악취까지 대책 없이 안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박모(38·남구)씨는 “공단을 지날 때마다 냄새가 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게 이미 일상화된 것 같다”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 같은 공단에서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평소에도 오염물질을 마시며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악취시료 자동포집장치 등 장비를 추가하고 악취 민원에 따른 신속한 조치를 대책으로 내놨다. 배출 책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등 악취방지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오염물질 배출 점검을 강화하는 등 공단의 악취를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악취 포집기와 악취 감지기 등 장비 확충을 위해 국비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앞서 지난 2일 울산을 방문한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에게 건의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