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 질병으로 알려진 ‘콜레라’ 환자가 국내에서 세 번째 발생했다. 발병 장소가 경남 거제시라는 공통점 이외에는 감염경로 등이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환자는 앞서 발병한 2명과 달리 생선회를 먹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질병관리본부를 더욱 당혹스럽게 했다.
경남 거제시의 60대 김 모씨는 31일 새벽 콜레라 양성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지난 19일 거제지역 시장에서 정어리와 오징어를 구입, 굽거나 삶아서 부인과 함께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인은 콜레라균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오징어와 정어리에 콜레라균이 있었다고 해도 굽거나 삶아서 먹었다면, 콜레라에 감염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콜레라균은 통상 100℃ 이상 고온에 30초 이상 노출되면 죽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콜레라균에 감염된 고기를 먹어 걸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정어리와 오징어를 조리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칼과 도마에 묻은 콜레라균을 의심할 수밖에 없어, 보건 당국은 이 부분에 대한 역학조사도 계속하고 있다. 또 콜레라의 특성상 집단 발병을 하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 발병한 콜레라 환자는 간헐적 발생이라 더욱 혼란스럽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2001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 발생한 콜레라 환자의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세 번째 환자까지 발생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콜레라는 집단 유행하는 패턴이라 상수도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후진국 등에서 집단 발병했다.
최근 콜레라가 가장 심하게 유행했던 아이티 역시 지진 여파로 상수도체제가 무너지고, 먹는 물이 오염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상수도보급률이 90%를 넘고, 콜레라가 발병한 거제시도 상수도가 잘 갖춰져 있어 원인을 수돗물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
그렇다면 지난 7월부터 장기화한 불볕더위로 해수온도가 5℃이상 상승하면서, 바닷물 오염에 따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각종 검사결과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외국에서 왔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의학계는 보고 있다.
보균자에 의한 전염이라면 집단발병을 하기 마련인데, 지금의 콜레라 발병 패턴은 전혀 그렇지 않다. 차라리 수십 명씩 집단 발병했다면 역학조사 등으로 원인이 금방 밝혀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콜레라는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끝날 가능성이 높다. 콜레라에 걸리지 않으려면 시민 개개인이 ‘날 것을 먹지 않는다.’ 등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