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지역단체에 무마용 금품 의혹도
시 “법적문제 없고, 주민설명회 안해”
장생포 주민들이 ‘고형연료(SRF) 소각시설’ 조성에 대해 맹렬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고형연료 소각시설을 장생포에서 ‘철거’ 하든지, 주민들을 ‘이주’ 시키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울산시와 남구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장생포주민협의회(회장 김회출·이하 주민협의회) 및 주민 250여명은 지난 9일 남구 매암동 KR에너지 앞에 모여 KR에너지 고형연료 소각시설 설치사업 관련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주민협의회는 “각종 예산으로 고래특구를 가꿔놨지만 고형연료 소각시설이 들어서면 아무도 관광하러 오지 않을 것”이라며 “각종 공해와 오염물질이 떠도는 장생포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으니 소각시설 설치를 중단하든, 장생포 주민들을 이주시키든 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R에너지에서 도보 15분 내 위치한 장생포초등학교 학부모는 “장생포 아이들이 각종 공해와 오염으로 하나 둘 씩 떠나가고 있다. 아이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소각시설 조성은 중단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지난 8월 삼양사가 고형연료 소각과정에서 ‘다이옥신’을 배출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협의회는 다이옥신 피해사례 사진들을 넣은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협의회는 “울산시는 그동안 고형연료 소각시설이 굴뚝자동측정기기(TMS)로 대기오염물질 초과 배출 등을 측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해왔지만 삼양사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이것이 우리의 사례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업체가 일부 지역단체에 무마용 금품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KR에너지 측이 한 주민단체 마을행사에 공식적으로 기부했다는 500만원에 대한 사용내역도 우리는 모른다. 이는 명백히 무마용 금품”이라고 지적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이 지역단체는 KR에너지의 소각시설 사업을 막겠다고 했지만, 사업은 그대로 진행됐고 주민들은 설치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지난 8월 말 열린 주민모임에서 알았다는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지난 2일 장생포복지회관에 모여 (사)국민행복운동 장생포협의회, 고래문화보존회, 장생포부인회경로당 등 단체를 주축으로 한 새로운 단체인 장생포주민협의회를 발족했다.
협의회 측은 울산시와 남구청이 주민설명회도 없이 KR에너지를 허가한 이유와 과정을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협의회는 추석연휴 후 울산시와 남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와관련 울산시는 법적인 문제가 없으며, 주민들과 의견을 나눌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조성사업은 법적 문제가 없는데다가 공단 내 모든 사안을 주민들에게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직 주민설명회 등의 계획은 없다”라고 답변했다.
울산지역에는 총 6개의 고형연료 소각시설이 허가된 상태이며, 장생포 일대에는 동부에너지와 울산ENP 등 2곳 업체가 운영 중이다.
KR에너지는 2014년 7월 1.95t짜리 4기를 울산시에 허가받았으며 현재 공정률은 9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가 열리는 동안에도 공사는 계속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