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콜리안 거창 골프장 전경.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연합뉴스]

중식 코스요리 예약 30∼40% ‘뚝’
한우식당들 수입 소고기로 대체
호텔, 3만원미만 메뉴 개발 나서
골프장 매출손실 1조원대 전망

접대 공간으로 활용돼 온 지역 고급식당과 골프장이 시행을 이틀 앞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여파를 온 몸으로 받고 있다. 고급식당은 ‘예약절벽’에 처했고, 가을이면 ‘끼워넣기’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붐비던 골프장도 한산한 모습이다.

남구 삼산동의 A 고급 중식당은 김영란법 시행일인 9월 28일 이후의 예약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3만원~5만원 대 코스요리를 주로 판매해 온 A 식당 대표는 “추석 전까지는 사람들이 꽤 몰려 체감하지 못했지만, 당장 예약이 끊기니 매출에 실질적인 타격이 오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지역의 고급일식당 B 대표는 “현재(25일)까지 다음주 예약이 평소보다 30~40%나 줄어들어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야 할 지 막막하다. 주위를 보면 3만원 미만의 신메뉴를 만들기도 하지만 ‘아예 안 먹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며 우려했다.

한우 불고기 전문식당의 경우에는 꽃등심 등 비싼 부위 대신 저렴한 부위를 권장하는 분위기다. 한 한정식 집의 경우에는 한우 대신 수입산 소고기를 쓰는 방법을 택했다.

지역 호텔업계 역시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공무원이나 교수, 기업인들의 연찬회나 세미나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지역 호텔들의 식사 가격은 주로 김영란법에서 제시한 3만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그나마 3만원 미만의 금액은 조식에서 가능한 곳도 있어 조찬 예약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호텔계는 3만원 미만의 메뉴를 추가하거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방법으로 대비하고 있다. 

호텔현대울산 관계자는 “기존 3만원 이상의 메뉴들이 주를 이루던 식당에서도 지난달부터 1~2만원대의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어 고객들이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계속적으로 메뉴를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과 인근지역에 위치해 있는 골프장 대부분은 벌써 고객이 줄어든 것을 실감하고 있다. 야외 활동을 하기 좋은 가을이 되면 으레 손님이 여름철의 몇 배로 늘어나곤 하는데, 이미 지난 주말부터 고객들의 발길이 끊긴 모습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회원제 골프가 주로 ‘접대 골프’로 이용돼 와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의 한 회원제 골프장 대표는 “해마다 가을이 되면 ‘부킹 끼워넣기’를 해야 할 정도로 손님들이 붐벼 못받는 손님이 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방문해 달라고 여기저기에 요청을 해야 할 정도”라며 ”앞으로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지만 골프장 매출 손실이 1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말도 있어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경기 불황과 노동계의 파업 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영란법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지역 경제도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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