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유일 법적용 대상 울산대병원 전체 직원 세부교육
기관·사회단체 업무협약 신중… 환자가 주는 음료도 부담
병원 근무자 “입원실 부탁 못들어 줘도 오히려 마음 편해”
#울주군 청량면 삼정로에 사는 김모씨. 학교 동창생이 울산지역 종합병원 임원으로 있어 진료를 받을 때 마다 ‘지인 할인’이라는 명목으로 10%의 병원비를 할인받아왔다. 그러나 일명 ‘김영란법’ 시행이후 병원에서 지인할인 제도를 폐지하면서 진료비 전액을 내고 있다.
#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정모씨. 그동안 사돈에 팔촌까지 입원실 순서를 조정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요구를 들어줄 수 없어 늘 마음이 불편했는데 ‘김영란법’이 만들어져 개인적으로는 속이 시원하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본격 시행 두 달째에 접어들면서 울산지역의료계 안팎에서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법 적용대상인 울산대학교병원 뿐 아니라 동강병원, 울산병원 등 법에 적용되지 않는 지역 주요 병원들도 몸을 사리고 있는 분위기다.
울산에서 유일하게 법적용 대상인 울산대학교병원은 법 적용 직전부터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부서별로 세부교육도 진행했다.
로비, 진료실, 병동, 간호사 데스크 등 병원 곳곳에는 “울산대학교병원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을 적용받는 병원으로서 환자나 환자가족의 선물을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성원과 격려의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비치했다.
울산대학교병원 함영환 대외협력홍보팀장은 “그동안 진료나 입원, 검사 등을 원래 순번보다 빠르게 진행해 달라는 일명 ‘새치기’ 청탁이 빈번하게 들어왔지만 법 시행 후에는 거의 사라졌다. 가끔 청탁이 와도 사정을 말씀드리면 거의 대부분이 수긍해준다”고 말했다.
동강병원, 울산병원, 제일병원, 보람병원, 굿모닝병원, 울들병원 등 울산지역 종합병원과 전문병원들은 ‘김영란법’ 적용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꺼림칙한 일은 안하고 보자는 조심스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인할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던 일부 병원들은 법 시행에 맞춰 제도를 폐지하면서 기관이나 사회단체와의 업무협약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무협약을 맺을 경우, 특별 할인을 적용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병원들은 환자나 환자 가족들의 선물 때문에 곤욕스럽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울산병원 관계자는 “대형병원이 아니어서 환자와 의료진간 친밀도가 높은 편이다. 때문에 그동안 작은 선물들이 오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는데 법 시행이후에는 전면거절하고 있다. 간혹 퇴원환자 가족 등이 간호사실 등에 음료수를 몰래 놓고 가는 일이 있어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굿모닝병원 관계자는 “법 시행 전부터 내부적으로 청탁을 금지해 왔지만 공공연히 지켜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면서 “이제는 시범케이스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법 적용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몸을 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