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서 굴화 지상 29층 7개동 동원로얄듀크 아파트 신축
문수산 푸르지오 입주민 100여명 피해보상 요구 집회
보상금 규모·대상 세대수 큰 차이…협의 난항
법적 다툼 확대 가능성…동원개발 “협의 계속”

최근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고층아파트 열풍이 불면서 울산에서 ‘일조권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울산 울주군 범서읍 문수산 푸르지오 입주민 100여명은 22일 인근 동원로얄듀크 신축 공사현장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푸르지오 입주자대책회의는 사업시행자인 ㈜동원개발이 자신들의 아파트 바로 옆에 지상 29층 높이의 아파트를 여러 동(7개동·625세대)신축하고 나선 탓에 상당수 주민들이 일조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피해보상금 명목으로 23억원을 요구했다.
앞서 ㈜동원개발이 지난해 6월 작성해 주민들에게 공개한 ‘동원로얄듀크 건립공사로 인한 문수산 푸르지오의 일조환경 평가서’에서도 푸르지오 전체 392세대 중 83세대(21%)가 법적인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일조권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나있다.
수인한도란, 대도시의 인구과밀화와 건물고층화 경향을 감안할 때 사회통념상 피해의 정도를 참을 수 있는 한도다.
과거 판례에서는 1년 중 해가 가장 짧은 ‘동짓날’을 기준으로 △오전 9시~오후 3시까지 6시간 중 일조시간이 연속 2시간 이상 확보되거나 △오전 8시~오후 4시까지 8시간 중 일조시간이 통틀어 최소 4시간 이상 확보될 경우를 수인한도로 보고 있다.
만약 일조권 침해정도가 이 수인한도를 넘을 경우 피해자는 법원에 ‘건축허가취소청구’나 ‘공사중지청구’,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동원개발도 푸르지오 일부 입주자들의 일조권 침해여부에 대해선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피해보상도 할 방침이다.
문제는 피해보상 세대수와 보상금 액수.
푸르지오 입주자대책회의는 법적인 수인한계를 초과한 83세대를 포함해 모두 153세대에 대한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지만, ㈜동원개발은 83세대로 선을 긋는 분위기다.
특히 ㈜동원개발은 보상금 규모도 푸르지오 입주자대책회의가 요구한 23억원에 한참 못미치는 6억~8억원을 제시한 상태다.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현재로선 이 분쟁도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울산에서는 지난 8월, 남구 신정동 문수산 2차아이파크 인근 상가·주택 주민 78명이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일조권·조망권 집단소송(항소심)에서 승소해 6억4,000만원의 배상판결을 받아낸 사례도 있다.
비슷한 시기, 서울에서는 법원이 일조권을 침해한다는 인근 주민들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이며 동대문구의 한 주택재건축 사업장 일부건물에 대한 ‘고층공사 금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 대구에서는 준공업지역에 세워지는 건물도 인접한 주거지역의 일조권을 침해했다 법원으로부터 공사중지 결정을 받은 바 있다.
푸르지오 입주자대표회의는 “㈜동원개발이 일조권 침해에 따른 주민 고통과 재산권 피해를 기망하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동원개발 관계자는 “푸르지오 입주민들과 보상협의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보상금 규모를 합당한 선에서 협의하는 게 가장 큰 난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