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흔들리는 듯 착각할때 많아
  차에 비상식량·물품 등 구비”
  주민들 트라우마·우려 하소연
  향후 발생규모 등 전문가 이견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5.8 규모의 강진은 울산시민들에게 충격과 공포였고 4개월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여진은 시민들을 지진의 트라우마에 빠지게 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여진은 시민들을 다시금 불안감에 휩싸이게 했다. 지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달라 시민들은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불안감에 상시대비, 트라우마도

지난 6일 오전 5시 31분께 경주시 남남서쪽 11km지역에서 규모 3.3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2분 뒤에 남남서쪽 10km 지역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5.8 규모의 강진 이후 561번째 여진이다. 

이 같은 불안감에 대비하는 주민들에게 지진은 일상이 됐다.  

남구 주민 박모(45)씨는 “차량에 비상시 사용할 배낭에 식량과 물품을 채워 항상 싣고 다닌다”며 “강진 발생 이후 식량은 5번 정도 교체했다. 손전등과 비상약 등도 항상 확인하고 있다”며 불안감을 표출 했다.

북구 주민 이모(52·여)씨는 “처음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충격보다는 황당함이 컸는데 이제는 점점 두렵다”며 “여진이 계속 발생해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헬멧을 아파트 신발장 위에 걸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진을 겪은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시민들도 있다.

남구 주민 홍모(42)씨는 “지진이 나지도 않았는데 땅이 흔들리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 9월 지진 이후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진 “점차소멸”vs“더 커질수도”

이번에 잇따라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인 5.8지진의 여진으로 분석했지만 여진 규모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선창국 지진연구센터장은 “4개월이 지난 현재 여진의 횟수와 규모가 현저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한반도에서 강진이 난 게 처음이다 보니 추이를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점차 수렴하는 추세인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교수는 “지진이 발생한 후 여진이 짧게는 수주, 길게는 몇 달 이상 갈 수도 있다고 봤는데, 이미 4개월이나 지났다”며 “지진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규모 면에서는 3 초반의 여진이 꽤 많이 발생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남구 주민 김모(37)씨는 “새벽에 발생한 여진에 소스라치게 놀라 잠이 깼다”며 “순간 자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앞으로 큰 지진이 발생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나이지는 대응과 개선점

지난 6일 지진발생 후 3분 만에 재난문자가 발생 돼 기관의 대응이 빨라졌다는 평가다. 지난 여진부터 국민안전처를 거치지 않고 기상청에서 바로 재난 문자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과 공단의 상황에 대해서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다만 기상청 지진 정보가 긴급재난 문자가 일치하지 않는 미흡함도 드러냈다.  

이날 기상청 홈페이지에 나타난 ‘국내지진 목록’에는 지진이 발생한지 20분이 지나도 규모가 3.0으로 표기돼 있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긴급재난문자나 통보문은 지진이 발생하면 수치가 자동으로 넘어가지만, 홈페이지 같은 경우 아직까지 수동으로 입력하고 있어 잘못 올려진 것 같다”며 “현재 홈페이지를 개선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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