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앞둔 강동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진출입로 인도 없어…보행자 안전 위협
1·2단지 245세대씩 각각 사업승인
300세대 이상 아파트 해당 안돼
단지내 보도 설치 규정 제약 안받아
입주예정자 “490세대 규모로 홍보
개선 안되면 집회 등 집단행동”
당장 보름 뒤 입주가 시작되는 울산의 한 신축 아파트 정문에 노약자와 장애인의 통행권을 배제한 계단식 보행로가 설치돼 예비 입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정문에는 입주민이 통행할 수 있는 보도가 따로 설치되는 게 상식인데, 차량을 위한 차도만 있을 뿐 정작 사람은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
결국엔 걸음이 불편한 노약자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부모들은 차량과 함께 차도를 이용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에 방치된 셈이다.
◆보행자 안전은 어디에= 9일 울산 북구 강동 블루마시티 효성해링턴플레이스 1단지와 2단지 진출입로 모두 한쪽 인도가 없었다. 출입로를 따라 올라가면 인도가 없는 쪽으로 공동주택 한 동이 들어서 있는데 입주자들이 다니기 위해서는 차량이 드나드는 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차량과 함께 단지 내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단지 내 보도가 조성된 구간이 있었지만 차도와 같은 재질로 조성돼 있었고,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턱 높이도 들쭉날쭉해 경계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단지 내 부족한 주차면을 채우기 위해 필로티 공간에 주차면을 확보한 것도 입주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입주예정자들은 주장했다.
본 동 옆에 주차면이 조성돼 있어 차량과 입주자들이 엇갈리는 상황이 더욱 많아질 것을 우려했다.
입주예정자대표회의측은 “우리 아파트 역시 최근 조성된 주변아파트와 같이 젊은 부부들이 많이 입주하고 있어 아이를 키우는 세대들이 많다”며 “하지만 지금 이대로 아파트가 준공된다면 단지 내에서도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하나의 사업자 두 개의 단지=북구청에 따르면 이곳 효성해링턴플레이스 1단지와 2단지는 두 개의 사업계획과 승인으로 이뤄지는 별개의 아파트로 각각 245세대가 들어서 있다. 이 때문에 ‘300세대 이상의 아파트에서 요구되는 주택단지 내 폭 8m이상의 도로에는 폭 1.5m이상의 보도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해당되지 않아 6m 폭의 차로와 보도를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시공사 측에서 490세대 규모의 아파트로 홍보를 했다는 것이다.
1단지에는 헬스장과 골프장이 있고 2단지에는 도서관과 회의실이 있는데 1단지와 2단지 입주민들 모두 공용으로 부대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했다. 또 이들 두 단지를 잇는 계단이 뒷문으로 지어져 있어 하나의 아파트처럼 조성했다. 이처럼 490세대규모의 아파트라면 보도가 조성됐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300세대 이상의 경우 단지 내 어린이집도 조성돼야 한다.
예비입주자대표회의 측은 “홍보는 대규모인 것처럼 하고 부대시설 조성은 단지를 분리해서 하는 등 자신들의 편의대로 공사를 진행한 것 아닌가”라며 “이는 시공사의 편법으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예비입주자대표회의는 이날 북구청을 방문해 상황을 설명하고 아파트 사용승인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소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보행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 한 것.
이에 북구청 관계자는 “단지 사이로 도시계획도로가 조성돼 있어 당연히 다른 아파트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며 “입주민들의 불편을 이해하지만 법적으로 하자가 없어 규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개선 없으면 집단행동으로= 북구청은 예비입주자대표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시공사 측에 전달하고 협의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준공마무리 과정에서 사업계획변경을 하면 사용승인이 지연되니 사용승인 후 협의를 통해 개선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북구청은 이달 말 사용승인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달 24일 입주가 시작된다.
하지만 협의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지난 1월 사용검사 후 하자보수를 요청했으나 보행로 문제 등에 대해 ‘불가’라는 답변을 받았고, 법적인 문제가 없는 상태여서 입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지는 의문이다. 이들은 보행로 문제뿐만 아니라 연결구간 역시 계단 외 노약자와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설치를 요구했고, 아파트 동 건물 입구 위에 설치된 철제 캐노피 철거 등을 요구했다.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시공사 측은 “입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가지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예비입주자대표회의측은 하자문제에 대한 개선이 없으면 집회를 여는 등 집단행동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