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환
울산광역시 중구의회 의장

대한민국 전체가 리더(Leader) 찾기에 떠들썩하다.

2017년 우리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 정유년 시작과 함께 벌써부터 대통령 자리를 두고 각 대선주자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와 국민을 이끌 올바르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국민들 입장에선 진정한 리더를 고르는 일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적 혼란 속에 이로 인한 경제, 사회, 외교, 안보 등 전 분야에 걸쳐 국가적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혼란이 지속될수록 국민들이 겪어야 할 피로감이 커지는 것은 물론 어쩌면 돌이키기 힘든 국란(國亂)의 과제가 우리 모두에게 고스란히 지워질 수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리더의 부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그렇다면 위기의 시대를 짊어질 리더는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하는가? 

우리는 흔히 리더를 보스(Boss)와 혼동하는 사례가 많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지도자’로 해석되는 리더보단 ‘우두머리’인 보스가 어감상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결국 어떤 조직을 이끌고 의사결정권을 지닌 위치에 있는 사람을 뜻하는 점에선 유사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권위에 의지하며 사람을 부리는 보스와 달리 리더는 호의(好意)를 베풀며 자신이 이끄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줘 스스로 움직이게 만든다. 또한 스스로를 ‘나’로 지칭하며 실패에 대해선 엄격한 잣대로 꾸짖고 두려움을 매개로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보스라면 ‘우리’라는 친밀한 호칭으로 조직 구성원의 실패를 바로잡고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리더다.
이 밖에도 보스와 리더의 차이는 많다. 

방법을 알고만 있는 보스와 방법을 알려주는 리더, 사람들을 이용하고 공(功)을 자기 것으로 돌리는 보스와 사람을 발전시키며 공(功)을 돌려주는 리더, 목표를 향해 “가!”라고 명령하는 보스와 “갑시다”라고 요청하는 리더, 일에만 관심을 둔 채 존경을 요구하는 보스와 사람에 관심을 두고 존경을 받는 리더.

작은 차이처럼 보이나 조직 구성원 입장에선 보스보단 리더를 모시고 따르는 것이 더욱 발전적임은 자명한 일이다. 

보스와 리더의 차이를 이야기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최근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와 전임 제44대 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다. 취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반이민 정책을 고수하며 전형적인 보스 기질을 가감 없이 선보인 반면 첫 흑인대통령으로 8년 임기를 마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까지 50%대의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아직도 미국인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백악관 환경미화원과 주먹인사를 나누고 작은 우산하나에 참모들과 셋이서 함께 쓰고 걷는 모습, 시민들과 격의 없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들을 선보이며 탈권위적인 소탈함과 소통능력, 인간적 매력까지 갖춘 리더의 표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누구나 리더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능력 있는 리더는 많지만 존경받는 리더는 적다. 흠 잡을 때 없는 똑똑한 두뇌와 냉철한 판단력을 지니고 있지만 끌리지 않는 사람과 단점 투성이지만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사람이 있듯, 좋고 싫음을 결정하는 건 결국 머리가 아닌 마음의 문제다. 그리고 그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공감과 소통’이다.

우리에게도 ‘소통’이 무엇인지 몸소 실천해 온 리더가 있었다.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대왕은 소통과 협치, 창조와 도전, 배려와 상생, 백성을 향한 애민(愛民)을 넘어 함께 동고동락하는 여민(與民)군주로서의 모습을 실천했다.

25만 구민을 대변하는 중구의회를 이끌어 온 지도 벌써 8개월에 접어들었다. 의장으로서 어느새 2년 임기의 3분의 1 가량을 보낸 지금, 스스로에게 리더로서의 덕목과 자질을 갖췄는지 되묻고 싶다. 어쩌면 아직은 소통과 공감, 상생과 협치의 가르침을 몸소 체득하며 리더가 되어가는 ‘미생’에 불과할지 모를 일이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흑막(黑幕)의 시대를 항해 중인 대한민국 호에도 수많은 미생들이 너도나도 리더가 되고자 도전하고 있다. 

누가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잣대로 우리 국민들 스스로가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이 올바르게 나아가도록 이끌 리더를 찾는 일, 어쩌면 올 한해 우리 5,000만 국민 모두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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