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청개구리가 악당에게 고향을 빼앗기고 방랑하다가 천신만고 끝에 평화롭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옴개구리 나라에 도착한다. 그런데 그 나라에서 살다보니 어딘가 뒤틀려 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싸울 힘을 갖지 않는다’는 신조를 공유하며 살아간다. 

평화에 흠뻑 취해 살아가는 옴개구리 나라를 늙은 독수리가 빙빙 돌며 지켜준다. 하지만 결국은 황소개구리떼에 점령당한다. 

10여년전 2차세계대전 말기 일본 자살특공대를 미화한 소설 ‘영원한 제로’를 발표해 유명해진 일본 소설가 햐쿠타 나오키(百田尚樹)의 또다른 작품 ‘개구리의 낙원’ 이야기다. 이 소설에서 햐쿠타는 아마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떠오르고 북한이 핵미사일을 쏘는 마당에 일본만 미국을 믿고 ‘평화헌법’을 지키며 넋놓고 있어선 안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것 같다. 

일본에서 그의 국수주의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그의 책은 모두 베스트셀러다. 일본 정부가 최근 3세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보육원(어린이집)과 유치원까지도 국기와 국가교육을 하도록 명기한 지침을 처음 내놓았다. 

이는 문부과학성이 초·중학생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에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임을 교육하라’는 내용을 넣은 초안을 발표한 같은날 발표돼 일본 정부가 유아기부터 고등학교까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주의 교육을 강화하려 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가와 국기는 국민의 심리를 조종하기 위한 정치적인 도구로 가장 많이 쓰여왔다. 나치는 군중을 흥분시키는데 가장 유효한 색이라는 검정, 하양, 빨강색의 깃발을 앞세웠다. 일본 역시 전쟁때면 태양을 상징한다는 국기 ‘히노마루’로 애국심을 호소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요즘 태극기와 촛불이 상극에 놓여있다. 전 세계 모든 국기가 정치적인 도구로 탄생했다지만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통합의 도구로도 빛나고 있다. 주말마다 거리를 누비는 태극기가 반쪽만이 깃발이 되어선 안된다. 태극기가 사랑받는 것은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때 뿐인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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