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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울산 화학의 날’ 특별기고] 화학과 함께 평화로운 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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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장·RUPI 사업
  • 승인 2017.03.1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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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장
RUPI 사업단장

1968년 3월 22일 울산 석유화학단지 첫 삽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새 성장동력 창출
온실가스 등 활용 대체자원개발 환경보전을


어느새 봄이 찾아오고 여기저기서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하지만 봄은 결코 유혹하지 않고 매혹으로 다가온다. 꽃은 억지로 피는 게 아니다. 꽃을 피우기 위해 결코 시간에 쫓기며 조바심 내지도 않는다. 자연은 이렇듯 매혹으로 가득 찬 세상을 선물하는데,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서로서로 유혹하느라 분주하다. 우리는 세상의 온갖 유혹에 한눈을 파느라, 바로 코앞에 있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우(愚)를 되풀이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열한 번째 맞는 화학의 날이다. 1968년 3월 22일,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첫 삽을 뜬 날을 기리기 위해 ‘울산 화학의 날’로 정했다. 또한 울산 석유화학단지가 준공된 날이 1972년 10월 31일이다. 이 날을 기념해 ‘대한민국 화학산업의 날’을 제정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화학의 날은 울산 석유화학단지를 기준으로 정했다. 또 제정 시기도 울산이 2년 앞선다.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끄는 마차는 항상 울산이고, 또 그 기수는 석유화학산업이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국내외 사정은 결코 우리에게 녹록치 않다. 지금 석유화학산업이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앞서나가는 선진국과 우리를 따라오는 후발국 사이에서 ‘꺼지기 전에 가장 밝은 촛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과 산업 융합의 중심에는 화학이 자리하고 있다. 화학이 강해져야 4차 산업혁명에서 이길 수 있다. 새로운 혁신기술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지구는 온통 총칼 없는 전쟁터다. 글로벌 환경변화와 에너지 판도 재편은 우리나라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과거 인간의 의식주 문제가 터질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주도했던 화학이 앞으로 해야할 일은 더욱 많다. 먼저 인간수명 연장과 함께 찾아온 삶의 질 향상 욕구에 충족해야 한다. 당연히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치료제 뿐만 아니라 신종질병 확산 대응,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의 소외질병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너도나도 아프지 않아야 평화롭기에.

우리나라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다. 에너지의 97%를 수입해 쓴다. 그럼에도 중화학공업을 기반으로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뤄왔다.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게 된다. 현 추세면 2030년까지 8억t이 넘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파리협약에서 제시한 3억t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면서,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도 창출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울산은 Post-RUPI를 통해 화학산업 경쟁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온실가스를 유용한 자원으로 탈바꿈하는 탄소자원화 전략 수립도 필요하다. 탄소자원화는 이산화탄소, 메탄 등 버려지는 온실가스나 부생가스를 석유, 석탄의 대체자원으로 활용해 화학제품과 청정 연료를 만드는 기술이다. 미래 자손에게 잠시 빌려온 지구환경을 잘 보전해야 우리 모두가 평화롭기에. 

온갖 갈등으로 점철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은 평화다.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나 갈등은 있기 마련이다. 갈등의 원인은 결국 자기 바람대로, 자기 생각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 차이를 인정하기 않기 때문이다. 나만 잘 살고, 나만 편하고, 내 맘대로 사는 세상은 평화로울 수 없다. 내 이웃도 잘 살고, 내 이웃도 편하고, 내 이웃과 함께 사는 세상이 평화롭다. 서로 사랑의 손길을 내밀 때 평화는 찾아온다. 사람들 사이에 자유로운 의사소통, 인간의 존엄성 존중, 그리고 이웃에게 포근한 형제애를 끊임없이 실천할 때 평화는 실현된다. 평화는 질서의 고요함이다. 평화는 정의의 결과며 사랑의 결실이다.

‘아름다움’, 가운데 두 자를 거꾸로 하면 ‘다름’이다. ‘다름의 아름다움’을 인정할 때 비로소 내 마음 속에 평화가 자리 잡는다. 겨우내 잠을 자던 난 화분에서 신아(新芽)가 돋아나고, 바깥 화단에서는 조금씩 고개를 내미는 새순 안에서 오랜만에 평화를 느낀다. 새싹들이 건강하게 자라나 반듯하게 성장하길 소망한다. 조금씩 더 따뜻함이 느껴지는 봄바람에 조심스레 마음의 옷깃을 열어본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신기후체제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직면한 문제를 울산과 힘을 모아 해결하고, 인류의 건강한 미래 행복과 평화를 향한 연구에도 더욱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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