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태화강국제마라톤’ 이모저모

 

26일 태화강대공원 일원에서 열린 ‘제14회 태화강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일진기계와 일진에이테크 임직원들이 출발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단골 참가팀 일진에이테크·일진기계
화기애애·솔선수범 분위기 눈길

◆한지붕 두가족= 일진에이테크와 일진기계는 마라톤대회의 단체참가팀으로 단골손님이다. 그래서 인지 출발전에도 각자의 코스를 소화한 후에도 여유가 보였다. 먼저 들어온 팀원들은 아직 들어오지 못한 이들을 위해 물과 수건 등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고 골인지점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일진이라는 한지붕 아래 두 가족이 있지만 평소 사이가 좋은 만큼 이날 역시 한가족처럼 따뜻함을 보였다. 누가 일진에이테크이고 누가 일진기계인지 알 수 없을 만큼 화합된 모습이었다. 중간 중간에 내리는 비로 어수선 할 수 있었음에도 주변정리를 깔끔하게 끝내고 자리를 떠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주변 쓰레기를 치우고 떠났다.

 

풀코스 완주 500회와 400회를 달성한 (오른쪽부터)장재복·재근 형제가 모두의 환대를 받으며 이날 또 한번의 완주를 달성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풀코스 503회·403회 완주
장재복·재근 형제에 감사패

◆둘이 합쳐 900= 이번 대회를 가장 화려하게 수놓은 형제는 단연 장재복·장재근 형제다.

장재복(61)씨는 이번 대회 완주가 503번째 풀코스 완주다. 500회가 넘는 완주를 해 오면서 위기도 있었다. 5년 전 다리부상으로 마라톤을 포기해야 할 뻔도 했지만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으로 다시 일어섰다.

그는 모든 운동의 기본이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 외소한 체구 탓에 특히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그는 “100세 시대 아닌가. 내 다리가 허락하는 그날까지 마라톤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생인 장재근(55)씨는 이번 대회 완주가 403번째다. 형인 장재복씨가 마라톤을 하는 것을 보고 입문했다. 기록적인 면은 형에 미치지 못하지만 아직 좀 더 젊기 때문에 풀코스 완주 횟수는 꼭 이겨보고 싶다며 선의의 경쟁심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날 이들의 골인에는 꽃다발과 축하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이날의 수퍼스타였다.

이들 형제는 이날 마라톤 활성화에 공로를 인정받아 대회 주최측인 울산매일신문사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現重 근무 노르웨이인 연스테판
훈남 외모에 중·고생에 인기만점

◆노르웨이에서 온 훈남들= 금빛 머리칼을 날리는 한 외국인 참가자가 주변의 시선을 끌었다. 노르웨이에서 온 연스테판(Jan stefan simensen)은 마라톤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으로 참가하는 대회에서 주변 중고생들이 사진을 함께 찍자고 부탁하는 등 스타처럼 대접 받았다. 그는 흔쾌히 사진을 함께 찍었다.

한국에 온지 6개월 된 그는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에서 프로젝트팀으로 일하고 있다. 평소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운동을 하는게 다라고 설명했는데, 기록이 나쁘지가 않다. 우월한 신체조건에 체력은 타고난 듯하다. 골인지점에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동료를 기다린 그는 이내 동료와 함께 기쁨의 인사를 나눴다. 동료에게 물을 건내며 격려하는 모습이 진한 우정을 그려냈다. 내년에는 한국에 없다는 연스테판, 그의 훈훈한 미소가 그리워 질 듯하다. 

자녀들 손잡고…유모차 끌고
함께 달리며 가족情 새록새록

◆가족단위… 아장아장 걸음마 어린이 참가자도= 한층 풀린 날씨에 태화강의 정취를 즐기려는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상당히 많았다.

울산세관 단체 참가로 온 공선숙(40·여)씨 부부는 오채윤(4)양과 오시윤(3)군 두 남매와 함께 5㎞코스에 참가했다. 배번호를 단 형광 조끼가 발목까지 내려올 정도로 작은 키의 참가자였지만 열정 만큼은 어디에도 빠지지 않았다. “잘 달릴 수 있느냐”는 질문에 채윤양은 두 팔을 허공에 휘저으며 “이~렇게 달릴거예요!”라고 당찬 다짐을 보였다. 공씨는 “주말 가족 나들이 삼아 나왔다”면서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잘 걸어서 들어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유모차에 번호표를 달고 참가하는 등 가족들과 여유를 즐기는 다양한 참가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휠체어 참가자와 동반 레이스
열정과 사랑으로 일궈낸 완주

◆휠체어 투혼에 박수를=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하는 행담회는 서로 격려하며 대회를 마쳤다. 빨리 가기보다는 함께 가는 길을 선택한 이들은 자신보다 주변을 먼저 돌아봤다. 5km 구간을 완주한 뒤 옆의 동료에게 먼저 물을 건내며 서로 챙기는 모습이 따듯함을 더했다. 특히 이날 휠체어를 탄 참가자와 함께 동행한 모습은 뭉클함을 더했다. “할 수 있다”, “다 왔다”, “조금만 더 힘내자”라고 서로를 응원하며 들어온 이들에게 ‘걸림돌이 없겠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행담회 이소영 회장은 대회 팀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도착하며 완주라는 목표를 끝맺음했다.

이소영 회장은 “마라톤이라는 힘든 여정을 통해 서로가 하나임을 다시금 새길 수 있었다”며 “대회를 통해 얻은 좋은 에너지로 일상으로 돌아가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사회적 약자들과 주변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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