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보증금 인상 석달…‘병테크’로 회수율 늘어
빈병보증금이 인상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편의점 등 유통업체에서는 빈병보관, 구·신병 구별에 어려움 등의 이유로 불만을 보이고 있어 유통업체에게 취급수수료를 인상해주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만난 정모(30)씨는 병테크(빈병+재테크)를 위해 최근 편의점을 찾았다가 불쾌한 일을 겪었다.
정씨는 “빈병을 가져가니까 대뜸 어디서 샀냐는 대답이 돌아왔다”며 “빈병보증금을 돌려주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업주들이 달가워하지 않아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빈병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빈병보증금을 인상했다. 올해 생산된 병 용기 기준으로 최대 300원까지 올랐으며 가장 사용빈도가 많은 360㎖ 소주병은 100원, 500㎖ 맥주병은 130원으로 각각 60원, 80원 인상됐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에서 빈병보증금 반환을 거부하거나 1일 30병 미만에 대한 구입 영수증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를 할 경우는 최대 300만원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이로 인해 소비자 반환율은 제도개선 이전(2014년 기준) 대비 58% 상승했다.
하지만 동네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은 공간부족, 공병 구별에 어려움 등의 이유로 빈병수거에 난색을 표했다.
태화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42·여)씨는 “편의점 공간도 협소한데, 빈병을 가져오면 보관할 장소가 없다”며 “얼마 안 되는 취급수수료받자고 공간을 만들 수도 없고 회수를 거부하면 벌금을 물게 되니 꾸역꾸역 받고있다”며 불만을 호소했다.
한 마트 직원은 “지난해 제조된 제품과 보증금이 다르기 때문에 한번에 빈병을 여러 개를 가져오면 구병과 신병을 구별하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빈병보관 등을 이유로 일정 시간에만 빈병을 회수하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직원은 “보관 등의 문제 때문에 입고장시간에 맞춰 빈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통업체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은 취급수수료를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등은 “현재 취급수수료는 소주 빈병 28원, 맥주 빈병 31원으로 예전보다 오르긴 했지만 소비자가 보증금을 반환받는 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환경부는 빈 병 취급수수료를 더 올리는 등 보증금 제도를 개선해 소매업자 등 참여를 장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