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농도 나쁨단계가 내려진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야외로 나온 시민들마저도 마스크를 쓴 모습이다. 노컷뉴스

공기청정기 주문 폭주…기상청, 8일도 외출 자제 권고

 

중국발 황사가 지난 6일부터 우리나라를 강타하면서 5월 황금연휴가 '미세먼지'로 얼룩졌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인사동 거리. 

평소에는 사람들로 붐비는 관광지이지만, 이날 오후 거리는 평소보다 훨씬 한산했다. 연일 높은 미세먼지 농도가 계속 되는 가운데 사람들이 미세먼지를 피해 실내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쓰고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나온 박승찬(24) 씨도 "미세먼지 때문에 카페나 실내 위주로 다니려고 한다"면서 불안함을 내비쳤다.

아들 손을 잡고 봄나들이를 나온 안인경(41) 씨는 공기가 안 좋아 숨을 쉬면 목이 아파 마스크를 꼈다"면서도 "간식도 먹고 싶은데 마스크를 꼈다 벗었다 해야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확 줄어든 나들이객 때문에 상인들은 울상을 지었다.

강정 가게를 운영하는 안민자(59) 씨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오늘 장사가 안 된다"며 "보통 밤 9시까지 장사하는데 오늘은 한 시간정도 일찍 들어갈 예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통지갑을 판매하고 있는 최병영(48) 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평소보다 사람이 절반으로 줄어 장사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높은 미세먼지 농도에도 불구하고 나들이에 나선 사람들 중에는 마스크를 낀 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반면 실내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7일 오후 시민들이 미세먼지를 피해 영등포구의 한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노컷뉴스)

영등포구의 한 백화점은 미세먼지를 피해 실내에서 연휴 막바지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가득찼다. 

시민들은 백화점으로 들어오면서 끼고 온 마스크를 벗기에 바빴다. 외부에 비해 쾌적한 공기 덕에 사람들은 자유롭게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어버이날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는 문아미(50) 씨는 "딸 아이가 절대 외부에 나가지 말라고 했다"면서도 "백화점은 주차하고 바로 실내에서 실내로 이동하니까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쇼핑하러 왔다는 김찬우(23)씨는 "밖에 다니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며 "백화점이 그래도 미세먼지는 적을 것 같아서 왔다"고 백화점을 찾아온 이유를 말했다. 

가전제품 코너에서는 공기청정기를 둘러보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공기청정기를 판매하는 한 업체 직원은 "5배 정도 구매가 늘어났다"며 "지난 1일부터 갑자기 주문이 폭주해서 150개나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전날 '매우 나쁨' 수준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나쁨'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150㎍/㎥를 넘어섰다.

기상청은 오는 8일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외출 자제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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