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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칼럼] 자기만족(自己滿足)과 도덕(道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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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우 울산대 교수·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
  • 승인 2017.05.28 22:30
  • 댓글 0
김건우 울산대 교수·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과

A: 키무상, 키무상은 왜 검은색 옷만 입고 다니나요?
필자 : 검은색 옷 밖에 없어요.
A: 키무상은 검은 색을 좋아하나 보죠?
필자 : 아니, 모니터에 다른 컬러가 비치는 게 싫어서 검은색 옷만 사 입어요.

일본에서 아트디렉터를 하던 시절, 부하직원과 나눈 대화의 일부분이다. 사내에서 유일한 외국인이었던 나는 그렇게 이유도 없이 거짓말을 했다. 열등의식의 발로(發露)였을까? 일본 디자이너들 틈에서 기가 죽기 싫어서 그렇게 허세를 부렸던 것일까? 부끄럽지만 실은 ‘검은색 옷을 입고 아이스커피를 사서 출근을 하는 게 IT업계 디자이너’라는 환상을 스스로 만든 때였기에 모든 옷을 검은 색으로만 구입했었다. 하지만 별 이유도 없이 디자이너스럽게 보일 것 같은 거짓말을 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유 없는 거짓말을 생산한다. 그런 가벼운 거짓말들은 타인에게 크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도 주지 않는데 뭐 어때?’ 라며 살아가는 생각은 사실 매우 무지한 발상이다. 또한 나의 편의를 위해서 타인에게 이해를 강요하는 이기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그것은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의 변명이 대체로 그러하다. 예전 노상방뇨를 하던 사람들도 바로 그런 말을 했었다. 보기 싫으면 안 보면 될 것 아니냐고 말이다.

이렇게 본인의 잘못을 전혀 인지 못하는 또는 인정하기 싫은 상태에서 타인에게 공격부터 하는 비상식적인 사람과의 논쟁은 피하려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더욱 불쾌한 경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적 특징이 있는데 ‘나와 관계없는 모르는 사람’과 ‘내가 아는 사람’으로 나눠서 전혀 다른 인격으로 행동한다. 하지만 성숙한 사회일수록 모르는 타인과의 관계가 지인과 다름없이 원만하고 부드럽다. 덕분에 사회 전반적으로 인간관계를 통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횟수가 매우 적어서 생활하기가 편안하다.

그러면 요즘 우리가 지키지 않는 공중도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아래는 식사 장소에서 좀처럼 지키기 힘든 공중도덕의 단적인 사례다.
1. 자리에 앉을 때 옷이나 방석을 던진다.
2. 물수건으로 손만 닦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을 닦는다.
3. 다른 손님이 식사하는 옆 테이블의 음식을 살펴본다.
4. 옆 테이블의 식기, 양념 등의 물건을 양해도 없이 들고 온다.

5. 반찬이 먼저 나온 경우 젓가락으로 이것저것 먹는다
6. 손윗 사람보다 먼저 밥을 먹거나 맛있는 반찬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긴다.
7. 음식을 씹으면서 말을 계속한다.
8. 식사 후 물을 마시고 소리 내서 입을 헹군다.
9. 테이블에서 이쑤시개를 사용하거나 화장을 고친다.
10.휴지 등 이물질을 식기 속에 넣는다.

우리는 몇 가지가 해당되는지 스스로 체크해 보기도 하고 반대로 타인의 그런 행동에서 불쾌함을 느끼는 것은 몇 가지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이것저것 다 신경 쓰면서 살기란 어쩌면 참 귀찮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풍속과 법률로 외부로부터 통제를 받고 있으며, 관습과 도덕으로 스스로 통제하면서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도덕은 법으로 제약하기 이전 단계로 다수를 위해 스스로 지키는 언행, 공중도덕을 포함하고 있다. 달리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치거나 생산적인 결과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배려 있는 행동은 보다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도움을 주며 사회 관습으로 정착되면 살기 좋은 세상으로 변하게 된다. 강자가 약자에게 웃으며 양보를 하는 것과 같은, 보다 인격적이고 아름다운 행동을 하는 것이라 보면 쉽겠다. 잘못 생각하면 공공질서와 착각하기 쉬운데 그런 규칙과는 다르다. 규칙은 지키지 않으면 손가락질당하지만 이런 예의나 매너는 없더라도 비난을 당하지 않고 누군가의 코웃음을 듣는 정도로 그친다. 게다가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전혀 어색함도 이상함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무서운 점이다. 
어쨌든 우리는 누구에게나 매너 있게 행동하는 시기가 있는데 아이가 성장하는 시기까지의 부모들이 거기에 속한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누구도 손가락질하지 않지만 아이를 가진 부모는 그렇게 행동하려 노력한다.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의 아이들이 금전과 지식만 풍부한 사람이 아닌 매너와 예절을 제대로 갖춘 사회인으로 성장하길 바라서가 아닌가. 
필자는 때때로  대학시절 외국에 잠시 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 기억나고는 한다. 보슬비가 내리는 날, 어느 할머니께서 집 앞 골목을 쓸고 계셨다. 의아해서 말을 걸었다.
“할머니, 비가 오는데 왜 청소를 하시나요?”
할머니께서 비질을 잠시 멈추시더니 조용하게 말씀하셨다. “그래야 길을 다니는 사람들이 먼지를 마시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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