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모삼천지교? 맹모는 실제 거주지를 옮긴 실거주자였기에 위장 전입 자체가 거론 될 수 없다.” “인지상정? 이는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거나 주소를 옮길 여력이나 인맥이 없는 시민의 마음을 후벼 파는 소리”라고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10년 8월 한겨레 신문에 게재한 ‘위장과 스폰서의 달인들’이라는 칼럼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 조각과정에서 장관 등 후보자들이 위장 전입 사실이 연달아 드러나면서서 7년전에 쓴 조 수석의 칼럼이 ‘내로 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대표사례로 화제가 됐다.

때로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선택해 받아들이는 존재가 되고만다. 자신의 긍정적인 것은 확대하고 타인의 것은 축소하는 이중잣대를 가진다. 반대로 자신의 약점이나 부정적인 것은 축소하고 타인의 것은 확대하는 경향도 있다. 

흔히 사람들은 자신의 부정적 행동은 상황과 환경에서 원인을 찾고 타인의 부정적 행동은 도덕이나 인격 때문이라 생각 한다. 또 자신의 잘못은 그 순간에 국한된 것이고 타인의 잘못은 영구히 지속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권 초기, 바야흐로 본격적인 ‘내로 남불’의 계절이다. 남의 잘못은 크게, 자신의 허물은 작게 느껴지는 건 인간 본성에 속하는 문제다. 하지만 정치권의 ‘내로 남불’은 더 지독하다. 강도가 쎄고 부끄러움을 모른다. 너무나 유치할 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심각하다.

정말 터무니 없는 과거 행적을 가졌으면서 약간의 티끌을 가진 상대를 우악스럽게 비판하는 우리 정치인들이다.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은, 그 비판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은 끝없이 이어져 순환한다. 결과는 모두가 입을 닫는 것이고 잘못은 묻힌다. 

공직 후보자의 능력·자질·도덕성 등 적격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가 자기편향적 인지 왜곡 없이 본래 목적과 기능으로 수행될 수는 없는가. 20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인사 청문회제도 자체를 개혁해야 할 필요성이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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