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어제 새벽(현지시간) 24층 규모의 아파트에서 불이나 최소 17명이 숨지고 수 십 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외신을 통해 아파트를 집어 삼키는 불길을 보면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2층에서 시작된 불길이 불과 15분 만에 아파트 한쪽 벽면 전체로 번진 후 순식간에 24층까지 번졌다고 한다.

최근 유행처럼 들어서고 있는 국내 아파트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아찔하기만 하다. 소방당국이 집계한 자료를 보니 국내 30층 이상 고층 건물은 작년 기준으로 2,541채나 된다고 한다. 지난 2011년 887채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5년 만에 3배나 증가한 것이다. 
울산에도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주상복합건물과 고층아파트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3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이 120여개 동에 이른다. 이 가운데 초고층 빌딩이라 할 수 있는 40층 이상의 주상복합건물도 중, 남구에 걸쳐 5개단지(7개동)이나 된다.  
       
하지만 이들 고층 건물들에 대한 재난대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지난 2월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4층짜리 부속 상가 화재 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시내 35층 이상 건물 184채를 대상으로 불시 점검을 벌인 적이 있다. 결과는 4곳 가운데 1곳이 화재에 대비한 안전 조치가 미흡했다. 47채에서 119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소화 설비가 문제가 있는 경우가 34%였고 피난설비(30%), 경보설비(20%)미비 순이었다. 정확한 데이터가 잡히지 않지만 울산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고층 건물화재 시 현장에 근접하는 소방 고가사다리도 한계가 명확하다. 울산시 소방당국이 보유한 고가사다리의 경우 25층까지 전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 높은 건물이 부지기수인 상황을 고려하면 걱정이 태산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아파트의 주거비율이 높고 아파트의 주거 밀도도 상당히 높기 때문에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런던 화재와 크게 결과나 양상이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정부와 울산시 등 지자체들이 고층건물 신축 시 요구하는 소방대책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 또 노후 된 고층건물에 대한 소방대책도 서둘러 마련해야겠다. 고층 건물에 입주한 시민들에 대한 재난 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새 정부는 최근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을 통해 소방조직을 ‘소방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몸집만 키울 것이 아니라 고층화된 우리의 업무, 주거환경에 걸맞게 화재 대응 수준을 높이는데 진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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