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확인

“추가 건설허가 2년내 중지 가능”
 더민주, 원자력안전법 개정안 발의
 야당 반대 심해 국회통과 불투명

 文정부 공약 이행 고민 깊어질 듯
 

 

한수원 원전(CG) [연합뉴스TV 캡처]

정부가 이미 건설허가가 난 신고리5·6호기의 공사를 강제로 중지한다면 위헌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가 뒤늦게 확인됐다.

고리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신고리5·6호기 건설 백지화’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국민적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헌법의 ‘소급입법 금지·신뢰보호 원칙’ 위배= 15일 본지취재 과정에서 ‘다수호기 안전성 평가를 강화하고 활성단층을 설계고려대상에 포함하는 법률이 시행될 경우 이미 건설허가를 받은 원전에 소급적용해 공사를 강제로 중지하는 조치는 위헌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취지의 검토보고서 존재가 확인됐다.

실제 국회입법조사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권기원 수석전문위원는 지난해 11월 부산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 등 70명이 발의한 ‘원자력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이처럼 지적했다.

이 개정법률안의 골자는 신고리5·6호기처럼 종전 규정에 따라 기존 부지에 원전 추가 건설허가를 받은 경우, 법시행일로부터 3개월 안에 관련 공사를 중지하도록 소급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권 수석전문위원은 “입법추세와 사례를 감안할 때 행정청의 정당한 처분의 효력에 대해 개정법률로 소급적용해 건설공사를 중지하게 하는 조치는 헌법의 소급입법 금지와 신뢰보호 원칙 위배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다만 원전처럼 안전성이 중요한 시설에는 새 기준을 설정해 기존 원전에 적용하는 경과조치를 두는 정도가 허용된다”면서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이미 허가 난 원전 건설을 금지하지 않고 일정한 기간에 추가된 요건을 구비해 심사를 받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탈원전 공약한 새정부 출범, 법률 검토 영향줄까= 하지만 박재호 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의 이런 부정적인 검토의견에도 불구하고 대선 직후인 지난달 중순, 우원식 원내대표와 이훈·유동수 원내부대표 등 같은당 의원 11명을 대표해 보다 구체화된 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법시행일로부터 3개월 안에 관련공사를 중지하도록 소급적용한다는 내용은 같지만, ‘추가 건설 허가를 받은 지 2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라는 문구를 보탰다. 이는 신고리5·6호기 건설허가가 지난해 6월에 난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 법률안은 박 의원이 야당에서 집권 여당의 의원으로 신분이 바뀌자마자 발의했다는 측면에서 볼 때, 탈(脫)원전 정책을 공약한 새 정부의 출범이 국회입법처의 법률적 검토에도 변화를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다만, 법률안이 제정돼 발의되더라도 국회 통과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문 대통령의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공약에 대해 자유한국당 상당수 의원이 반대하고 있고,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아무런 대안이나 법적 근거도 없이 건설 중인 신규원전까지 중단시키겠다는 건 인기영합적이고 보여주기 식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 중진의원은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은 시작부터 흔들린 ‘공직배제 5대 인사원칙’ 공약을 능가하는 새 정부의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며 “이낙연 국무총리 청문 때 ‘현실적인 제약 안에서 인사를 할 수밖에 없다. 선거캠페인과 국정운영의 무게가 기계적으로 같을 수 없다’는 청와대의 해명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전 관련 법안 22개 국회 계류= 지난해 9월 경주 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이날 현재까지 국회에는 노후원전의 수명연장을 금지하고 다수호기의 안전성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원자력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 21건이 계류 중이다. 이 중에는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을 위한 법률안도 상당수다. 대부분은 발의만 이뤄진 상태고 박 의원이 낸 법안처럼 국회입법조사처 검토까지 이뤄진 건 일부다.

대선 기간, 유력 후보군 중 가장 수위 높은 탈핵 공약을 내놨던 심상정 의원은 ‘원자력발전소의 단계적 폐쇄 및 에너지전환 특별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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