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수용 거부…휴가 전 타결 목표 매일 교섭 노사 의견 조율
조선업 불황 지속 수주 급감…삼호重도 기본급 동결안 내놔

 

 

하늘에서 내려다 본 현대미포조선 울산 본사 조선소 전경. [현대미포조선 제공]

현대미포조선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회사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기본급 ‘동결’을 담은 제시안을 내놓았다. 2016·2017 통합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 협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5일 현대미포조선 노사에 따르면 지난 24일 열린 11차 2017년 임금 교섭에서 회사는 첫 제시안을 내놓았다. △기본급 동결(정기승급분 2만3,000원 별도) △격려금 통상임금 100%+100만원 △고정연장 폐지에 따른 임금조정으로 기본급 3만9,000원 인상 등이다.

최저임금과 연차별 임금격차 등 형평성 문제는 노사 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합의하기로 하고, 하반기 유휴인력 발생 등에 따른 고용 안정도 별도로 합의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제시안에 대해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회사와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25일에도 노사는 12차 본교섭을 열고 회사 측의 제시안에 대한 추가적인 입장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는 여름 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이번주 매일 교섭을 열고 의견 차를 좁혀나갈 방침이다.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에서도 기본급 동결, 격려금 100%+150만원 등에 합의했다. 회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기본급 동결을 제시한 것이다.

다른 조선소도 같은 상황이다. 삼호중공업도 최근 교섭에서 기본급을 동결하는 내용의 제시안을 노조에 전달한 것을 알려졌다. 임금 교섭 이후 노사 TF팀을 꾸려 고용안정에 대해 논의하자는 내용도 포함된 것을 전해졌다.

두 회사 모두 임금 인상은 최소화하고 고용안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자는 의미의 제시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불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일감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올 하반기부터 유휴인력 문제가 본격화되는 등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이들 회사의 제시안을 감안할 때 현대중공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6년 임단협과 2017년 임협을 통합해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답보 상태다.

회사는 올 초 2016년도 임단협 제시안으로 △기본급 동결 △고정연장제도 폐지에 따른 임금보전으로 기본급 10만원 인상 △격려금 100%+150만원 등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 제시안 가운데 △기본급 20% 반납 △최저임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상여금 매달 분할 지급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회사에 새로운 제시안을 요구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 없이 여름 휴가 코앞까지 일정을 보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공식 여름 휴가 일정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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