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11% 인상·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요구 임단협 난항
병원측 “환자 편의 위해 협상 최대한 빨리 마무리할 것”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울산대학교병원분회는 14일 병원 신관 로비에서 임단협과 관련해 전면 파업 돌입 기자회견 및 출정식을 열고 임금 인상, 인력 충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울산대학교병원 노사가 올해 임단협에 난항을 겪으면서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첫날 우려됐던 ‘의료대란’은 없었다.

14일 오전 8시 30분. 울산대학교병원 신관 로비에는 연두색 조끼를 입은 병원 노동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투쟁가와 함께 “인력을 충원하라”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이날 로비에서 출정식을 갖고 1,300여명의 조합원 가운데 필수유지인력을 제외한 400여명의 노동자가 참가했다. 병원의 특성상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을 담당하는 이들은 일터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 노동자들은 울산대병원이 직원들의 근로 조건 개선이나 환자들의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병동 간호사 1명이 20여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울산대병원은 103억원의 흑자에도 병원 직원들의 근무조건을 개선하지 않고, 병원 건물만 증축했다”며 “지금 당장 환자들에게는 너무 죄송하지만,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돌려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출정식을 마친 뒤 병원 곳곳을 다니며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 등을 설명했다.

이들의 행진에 일부 환자들은 “힘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로 로비가 붐비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도 있었다.

외래진료 등 업무를 담당하던 조합원들이 일손을 놓으면서 병원을 찾은 이들의 대기 시간이 다소 늘어졌다. 기다림에 지친 이들은 불만을 제기했고, 한 시민은 투쟁을 결의하는 조합원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병원 측은 이날 외래진료, 원무 등 업무에 인원을 충원하면서 진료 차질을 최소화했다.

병원 관게자는 “진료에 큰 차질 없이 넘어갔지만, 파업 기간이 길어지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환자의 편의를 위해 협상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노사는 앞서 지난해 말부터 40여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다음주까지 전면 파업을 단행하면서 병원 측과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노사는 실무협의를 통해 의견을 조율했다.

노조는 기본급 11%(25만6,751원) 인상과 간호사 인력 충원과 업무개선, 근무시간외 환자정보 접근 금지, 생명안전업무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기본급 1.8% 인상안을 제시했던 병원 측은 2.35%의 기본급 인상을 수정 제시했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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