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건보공단 부산서부지사 보험급여팀장

지난 8월 9일 정부는 획기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발표의 배경은 최근 10년간 건강보험 보장률은 60% 초반 수준에서 정체, 국민이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가 OECD 평균 대비 1.9배(2014년 기준)로 높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보장성 강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은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건강보험이 보장한다는 원칙에 따라 2022년까지 보장성 70% 달성을 목표로 건강보장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현재의 비급여를 모두 해소해 신규 비급여 발생을 차단하며, 의학적 필요성이 있는 비급여(MRI, 초음파 등)는 전면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비용 효과성이 떨어지는 비급여(현재 약 3,800여개)는 예비급여로 전환해 향후 급여화하도록 했다. 또한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를 실질적으로 해소하고 새로운 비급여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신포괄수가 적용 의료기관을 대폭 확대,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의 관계를 재정립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개인이 부담하는 의료비 상한을 관리, 고액비용 발생을 방지하고  노인·아동·여성 등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의 의료비 부담을 대폭 낮추고 소득에 비례한 본인부담상한액을 조정, 부담능력 이상의 의료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서민층 최후의 의료 안전망 역할을 강화해 가계파탄을 방지할 것이다. 4대 중증질환에만 한시적으로 운영되었던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을 소득 하위 50%를 대상으로 모든 질환에 대해 지원하도록 제도화하고 대상자의 누락이 없도록 지역사회 복지체계와 연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렇게 보장성이 계획대로 강화되면, 국민부담 의료비는 18% 감소(2015년 기준 : 50.4만 원 → 41.6만 원)하고 비급여(간병비 포함) 의료비 부담은 64% 감소(2015년 기준 : 13.5조 원 → 4.8조 원)하게 되며, 더불어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 질병으로 인한 가계파탄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연간 500만 원 이상 고액 의료비를 부담하는 전체 환자 수는 약 66% 감소(39.1만 명 → 13.2만 명)하게 되고, 저소득층(소득 하위 50%) 환자 수는 95%까지 감소(12.3만 명 → 6,000명)하는 등 의료비 부담액은 평균 약 46%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데 일각에선 그 많은 재원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을 우려해 이러한 새 정부의 목표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 우리 공단은 초저출산의 장기화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고령화 진행, 노인성 및 만성질환 위주의 질병 구조 변화 등으로 향후 진료비 지출이 많이 증가할 것을 예견해 지난 2015년 새로운 10년을 향한 ‘뉴 비전 및 미래전략’을 수립했고, 재정과 관련된 전략목표인 ‘지속 가능하고 의료비 걱정 없는 건강보험’을 달성을 위해 세부추진과제를 2년째 실행해 오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5개의 세부실천과제를 선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세부실천과제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선별급여 적용항목 확대와 신포괄수가 확대 등 비급여 풍선효과를 해소하고, 선택진료 폐지·상급병실 단계적 급여화·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등 3대 비급여 부담을 낮추는 등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지속, 강화할 것이다. 더불어 40대 이상 진단 바우처 도입 등 건강검진 사후관리 강화와 초중고생 독감 예방접종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으로 확대하는 등 예방적 건강관리도 추진할 것이다. 결혼·출산의 친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17년부터 난임 시술비 등을 건강보험 적용하고 출산지원금 도입을 검토하고, 아동보호 종합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2017년부터 빅데이터를 활용, 위기 아동 조기발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미래세대 투자를 통한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한 많은 과제가 추진될 예정이다.

특히 안정적 재정관리를 위해 건강보험료 부과기준에서 평가소득을 폐지하고 보수 외 고소득 직장인 보험료 부담을 강화하는 한편 피부양자도 단계적으로 축소해 건강보험의 재정적 건전성을 확보할 예정이며, 2022년까지 필요한 30.6억 원의 재원은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약 20조 원)의 절반가량을 우선 활용하고 건강보험 국고지원(6.9조 원, 2017년)을 지속해 확대하고,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과거 10년간(2007~2016년)의 통상 수준인 3.2%로 관리하면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다. 

앞으로 건강보험공단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의 목표달성을 위해 재정 상황을 보다 자세히 예측해 대비하고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해 세부 추진 과제를 수행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지속 가능하고 의료비 걱정 없는 건강보험’을 만드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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