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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시인으로 사는 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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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호현 시인
  • 승인 2017.09.18 22:30
  • 댓글 0

시인으로 사는 길이란 원초적 평화를 갈구하는 일
저마다 다른 세상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 노래
한권의 시집으로 밤하늘 별처럼 빛나는 위로 얻길

 

신호현
시인

우리나라에 시인이 몇명쯤이나 될까? 그 수를 정확히 헤어릴 수 없지만 아마도 2만명은 될 것이다. 
전 세계 인구 대비 우리나라의 시인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이는 밤하늘에 별이 많을 수록 아름답게 빛나듯 우리나라에는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에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시인은 지구의 종말을 노래하지 않는다. 뜨거운 불길 속에서도 ‘함께 웃을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다.
시인으로 사는 길은 원초적 평화를 갈구하는 일이다. 

새들의 노래를 번역하고 하찮은 돌들의 말일지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미소다. 꿈틀거리는 벌레들의 춤을 한참 구경하고 박수를 쳐주는 일이다. 시냇물 따라 졸졸 걷다가 바람을가슴으로 들이키고 바람에 취해서 구름을 덮고 눕는 일이다. 뒷산에 베개 삼고 앞산을 발 받침대로 삼아 쉬어가는 일이다. 하늘 향해 자라는 나무의 꿈을 노래하고 풀잎들의 함성을 듣는 일이다.

처음부터 같은 것이 없는 세상에서 인간만이 같은 것을 추구하기에 사람들은 같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시인은 저마다 다른 세상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자연을 보고 인간 삶의 진지를 노래하는 일이다. 

뜨거운 햇빛 쨍쨍 내리쬐는 아스팔트 길 위에서 ‘이 길 끝에는 아름다운 숲속 오솔길이 있음’을 알려주는 일이다. 걸어가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면 되고 가다가 지치면 쉬어가면 될 일이다.
시인으로 사는 길은 때때로 누더기옷을 기워 입는 일이다. 때때로 굳어진 찬밥을 먹는 일이다. 때때로 지붕이 없는, 벽이 없는 원두막에서 잠들어도 아름다운 꿈을 꾸는 일이다. 시인의 삶이 곤궁할 수록 마음 속 울림을 주는 시어들은 강가의 물고기들처럼 은빛 비늘로 튀어 오른다. 시인의 시적 상상은 한겨울에도 한여름을 노래하고 사막에서도 정글을 노래한다. 고독한 영혼을 감싸안아 행복으로 나아가는 성스런 기도이다.

세상에서 바삐 살다가 그대 지치면 책자에 아무렇게나 꽃혀 있는 시집을 꺼내 읽어 보아라. 바쁘게 사는 사람일수록 언제 나와 인연했는지 모를 시집에 꽂혀 있을 것이다. 제 아무리 무명시인의 시집이라도 한 권을 읽다보면 그 속에서 새 힘을 얻을 것이다. 
시인은 그대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모르지만 그 어떤 고민도 위로할 힘을 그 책에 담았다. 시인이 인생의 고통을 맛보지 않고는 세상을 노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인은 고통 뒤에 깨달음, 인간 삶의 본연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희망의 노래들이 이 세상의 서점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시집은 비록 성경이나 경전은 아닐지라도 인간 본연의 삶을 추구하기에 경전이다. 경제학이나 처세술의 책은 읽고 또 반복해서 읽어도 시집은 읽지 않는다. 그만틈 아직 세상이 절망적이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래된 경제학이나 처세술은 폐지 수집처에 그득할지라도 시집은 시간이 지나도 가슴 속에 보석처럼,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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