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조사 건설 재개 59.5%
중단 40.5%와 큰 격차
정부, 내일 최종 결정
빠르면 내달 공사 재개
에너지융합산단 분양 활력
UNIST 연구사업 가속도
원전 수출에 긍정적 영향

숙의(熟議)를 거친 시민참여단의 선택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였다. 지난 7월부터 중단됐던 공사가 이르면 내달 재개될 전망이다. 그동안 주춤했던 울산지역의 원전 관련 산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따르면 4차 공론조사 결과 건설재개는 59.5%, 중단은 40.5%로 나타났다.(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6%) ‘박빙’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19%p의 상당히 큰 격차가 벌어졌다. 조사 회차를 거듭할수록 모든 연령대에서 건설 재개 비율이 높아졌고, 특히 20~30대에서는 그 변화가 두드러졌다.
공론조사 결과가 명확한 차이를 보이면서 공론화위는 ‘건설 재개’를 담은 권고안을 발표했고, 정부는 24일 최종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수용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공사는 이르면 다음달부터로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정부의 건설재개 결정을 통보받는 대로 공사현장 준비 등 절차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24일 공식적으로 최종 결정을 한 뒤 공문을 보내면 한수원은 협력사에 공사 재개 상황을 알리고 일시중단에 따라 연장된 ‘공사 기간’ 관련 계약 변경과 관련 절차에 따라 건설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4일 최종 결정 전까지는 공사를 재개할 수 없다.
산업부의 건설 재개 통보를 받으면 한수원은 현장 점검을 통해 공사를 다시 진행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살펴본다. 공사는 공론화로 중단됐던 기간 동안 부식이나 침수 등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한 보호 시설 등을 철거하는 작업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공사가 재개되면 울산지역의 관련 산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울주군이 추진 중인 에너지융합 일반산업단지 조성과 원전산업 육성사업이 대표적이다.
원전을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융합 관련 기업체와 연구시설 등을 유치·육성하기 위해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일대 2,790억원을 들여 100만㎡로 조성 중이다. 군은 지난해 9월 에너지융합산단계획 승인을 얻고, 그해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전국 최초 투자 선도지구로 지정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낮은 분양률과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이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위기까지 겹치면서 사업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추진하는 주요 원전 관련 연구사업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부터 2021년 말까지 추진하는 ‘원전 주요 설비 건전성 평가·관리기술 고급트랙 사업’에는 UNIST를 중심으로 동원엔텍, 수산ENS, BHI,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국비·지방비·민자 지원 등으로 원전 주요 설비의 장기 사용시 건전성을 분석·평가하는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등이다.
침체된 지역 경기도 숨통이 틔게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공론화 기간 동안 상당수 근로자들이 지역을 떠나면서 공사장 인근 식당과 부동산 업계 등 울주군 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원전 수출 산업에도 긍정적이다. 원자력 업계는 영국, 체코,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내 원전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결정은 ‘탈원전’ 정책의 속도를 한박자 꺾는 ‘숨고르기’ 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론조사 결과에서 ‘원전 축소’ 의견이 53.2%로 ‘탈원전’이라는 큰 틀의 정책 방향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탈원전 정책을 보완하면서 어느 정도 속도조절은 불가피할 것이란 해석이다.
